박지원-이익치-김영완 출입국기록 일치

현대 비자금 150억원을 세탁해준 것으로 알려진 김영완(50.미국체류)씨의 2000년 3~4월 출입국기록이 박지원 전 문화부장관과 현대 정몽헌 회장,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등과 상당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기는 현대와 정부가 모두 해외에서 북측과 경협 및 정상회담을 논의하던 시기여서 경협 계약체결 및 정상회담 성사과정에서 김영완씨의 역할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7일 ‘대북송금’ 특검팀에 따르면 김씨는 2000년 3월6일 홍콩으로 출국해 10일 싱가포르에서 귀국했다.

이 시기 박지원 전 장관은 2000년 3월9일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에서 정몽헌 회장과 이익치 전 회장을 만나 송호경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정상회담 예비접촉을 가졌다.

김씨는 같은해 3월17일부터 23일까지 중국에 다녀왔으며, 박 전 장관은 3월17일~18일 상하이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송호경 부위원장을 만난데 이어 23일 베이징 셰라톤 호텔에서 3차 예비접촉을 가졌다.

이익치 전 회장도 3월17일 상하이로 출국했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4월8~9일 중국을 방문했으며, 정몽헌 회장과 이익치 전 회장도 4월7일 해외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한 뒤 10일 따로따로 귀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장관은 4월8일 베이징에서 송호경 부위원장을 만나 정상회담 개최에 최종 합의했다.

김씨는 정몽헌 회장과 함께 금강산 선상 카지노 사업을 추진하고 비자금 세탁을 도와준 점 등으로 미뤄 대북지원 등 금전적인 문제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씨에 대해서는 비자금을 세탁해준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조사했지만 출입국 결과를 대비해보니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김씨가 사채업자 장모씨 등을 통해 세탁한 150억원과 관련, 전날 S은행에서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작업을 벌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