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키, 숏게임 앞세워 US여자오픈 우승
‘짧순이의 반란’
드라이브샷 거리가 겨우 228야드에 불과한 ‘짧순이’ 힐러리 런키(24)가 US여자오픈을 정복했다. 18홀 연장전의 마지막 홀에서 15피트 버디펏을 떨궈 예선을 거쳐 출전권을 따낸 선수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여자골프의 최고 권위와 전통의 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스타일보다 내용.” 정확한 숏게임으로 무장한 런키는 멀리만 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골프의 진수를 보여주며 우승했다. 전날 마지막 18번홀에서 20피트 버디펏을 극적으로 성공시켜 런키, 켈리 로빈스와의 3자 연장 승부에 합류한 안젤라 스탠포드는 7일 오리건주 노스플레인스에 있는 펌킨릿지 골프클럽의 윗치할로우 코스(파71)에서 속개된 18홀 연장전의 17번홀에서도 버디를 뽑아내며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끝에는 왼쪽으로 원을 그리며 홀컵으로 빨려 들어간 런키의 절묘한 퍼팅에 고개를 떨궜다.
지난 달 지역예선에서 80타를 치며 시작된 런키의 ‘어메이징 저니(Amazing Journey)’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18홀에 걸쳐 딱 23차례 사용한 신들린 퍼터를 앞세워 1언더파 70타를 기록, 스탠포드를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로빈스는 이날 2오버파 73타를 치는데 그쳤다.
LPGA투어에서 22개 대회에 출전, 여태껏 15위가 최고 성적으로 통산 상금이 6만9,717달러에 불과했던 런키는 이로써 지난 95년 아니카 소렌스탐 이후 처음으로 LPGA 커리어 첫 승을 US오픈에서 신고한 선수가 되며 여자골프 역대 최고 56만달러 우승상금을 손에 쥐었다.
58년 대회 역사상 최장거리인 6,550야드 코스가 오히려 또박또박 정확하게 치는 ‘짧순이’에게 유리했다. 첫 이틀간 선두를 달렸던 바리 머카이와 같은 선수들이 드라이버는 좀처럼 꺼내지도 않은데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런키의 우승은 농구에서 관중의 환성을 자아내는 덩크슛에만 눈이 멀어 어린 선수들의 외곽슛이 형편없는 현실과 같이 300야드 장타에만 겉멋이 들어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값진 교훈을 준 셈이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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