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간호사라면 그동안 필리핀계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미국병원에 최근 한국 간호사 바람이 불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최대 의료재단인 CHW(캐톨릭 헬스 웨스트)는 올들어 45명의 한국인 간호사를 고용한 데 이어 내년까지 총 200명에 이르는 간호사를 한국으로부터 초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CHW 산하 세인트 메리 메디컬센터(대표 켄 스틸)는 지난 1일 RN 솔루션(대표 타냐 우)과 계약을 맺고 한국 간호사를 초청하는 독점지위를 부여했다.
이는 미국 병원들이 지난해말부터 본격 투입된 한국 간호사들의 수준과 성실성에 높은 평가를 내린 결과이다. 세인트 메리 병원의 진료부장인 하이든 클레이브만 박사는 "한국 간호사들이 똑똑하고 환자를 잘 돌본다"고 칭찬했다. 세인트 메리병원에는 현재 11명의 한국 간호사들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15명의 한국 간호사를 채용한 레드우드시티의 세코이아 병원도 한국 간호사에 대한 평가가 높다. 이 병원의 린다 크레스키 간호부장은 원순옥씨를 비롯한 한국 간호사들이 너무 일을 잘한다고 말했다.
당초 우려했던 언어소통도 크게 지장이 되지 않아 한국 간호사들은 현업적응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RN 솔루션(www.rnsolution.com)의 타냐 우 사장은 "한국에서 초빙된 간호사들은 높은 학력과 우수한 경력자들 중에서 선발됐다"면서 "따라서 미국 병원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부터 샌프란시스코의 세인트 메리 병원에 근무중인 김성련씨는 "한국보다 일하는 것이 힘들지 않고 전문직으로 대우해줘 매우 만족스럽다"면서 "언어문제도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한국 간호사들은 손이 빠르고 센스가 있어 응급상황에 잘 대처한다"면서 "병원 근무후 2-3개월이면 적응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근무를 시작한 한국 간호사들은 본국에서는 의사의 보조역에 불과했던 일이 미국에서는 독립적인 전문직으로 대우받는 것에 만족함을 표시했다. 김성련씨는 "간호사로서 직업적 보람을 느끼려면 미국생활이 훨씬 좋다"면서 "후배들에게도 적극 진출하라고 권하겠다"고 말했다.
CHW에 근무중인 한국 간호사들은 평균 7만5천달러의 연봉을 받고 있다. 또 영주권 수속비와 항공료, 그리고 교육비 등을 병원측에서 부담하고 있다.
한국 간호사들은 RN 솔루션의 주선으로 입국 후 4-6개월의 영어연수를 받은 다음 의료현직에 투입되고 있다. 오는 8월이면 현재 연수중인 한국 간호사 17명이 새크라멘토의 메소디스트 병원에 투입될 예정이다. 국립 암센터에 근무했던 권희선씨와 연대 세브란스병원에 근무했던 양혜란씨는 "미국에서는 자기개발을 통해 간호사(RN)들이 올라갈 지위가 많다"고 꿈을 밝혔다.
한국계 간호사가 본격 진출함에 따라 세인트 메리병원은 지난달 ‘아시안 문화의 날’을 가졌다. 한국 간호사 17명이 대거 투입되는 오는 8월 15일에 새크라멘토의 메소디스트병원도 ‘한국 문화의 날’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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