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 살다보면 IT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IT 관련 용어를 제법 알게 된다.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미국 경기의 원인을 단순히 닷컴의 거품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을 필자는 싫어한다.
그들은 IT 회복이 부진한 원인에 대해 기술 업계의 지도층들과 마찬가지로 갖가지 희생양을 들먹이며 책임을 면하려 하고 있을 뿐이다.
닷컴이 일정 부분 거품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사람들은 이제 인터넷에 대한 꿈이 너무나 과장됐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깨달았다.
물론 인터넷 거품 몰락의 상징은 개인 고객을 상대로 하는 말도 안되는 인터넷 사업이었다.
너무나도 듣기 좋았던 ‘닷컴’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결국은 ‘나쁜 사업’과 동일한 의미로 쓰였던 것이다.
필자가 지금부터 하려는 말에 놀라는 독자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현재 많은 닷컴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의 산업이 장기간의 경제 불황으로 인한 엄청난 충격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지만,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기업들은 이제 막 도약하고 있다.
닷컴 붕괴의 충격을 통해 걸러질 것들은 걸러지고 더욱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투자비를 줄이고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점점 더 많은 돈을 온라인 상에서 지출하고 있다. 그만큼 편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도 여러 웹 사이트에서 가격을 비교하고, 제품의 평가를 검토한 후 주문하는 편이다.
예전에 중대형 TV를 구입한 적이 있는데, 집 근처의 유명 전자 상가에서보다 무려 $500정도 저렴하게 구입한 경험이 있다.
게다가 배송까지 무료였으니 필자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최근들어서는 세금도 부가되고, 배송료도 붙는 경우가 많지만 쇼핑의 편리함이나 정보의 획득이라는 측면에서는
온라인 쇼핑의 장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만약 현재의 병적인 경제 불황에 성장이 있을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그것은 엄청나게 바보같았던 닷컴 사업에 질려 더 이상 거들떠보지도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분명 깨어났다. 아마존의 시장가치는 지난해 79% 증가한 97억 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야후는 63% 증가해 150억 달러를 기록했다. 가장 출중한 닷컴기업인 이베이는 61% 증가해 무려 284억 달러의 가치를 기록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3대 업체 외에도 닷컴기업들의 가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인터넷 기반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계속해서 흑자를 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닷컴 전체가 거품은 아니다.
분명 인터넷 기반의 비즈니스는 새로운 혁명을 가져왔으며, 한번의 아픔을 통해 그만큼 더 성숙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의 요구에 너무 뒤쳐져서도 안되지만, 너무 시장을 앞서가도 실패하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소중한 경험을 한 기업들의 제 2의 도약기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다.
규모에 관계없이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분들의 관심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형백>
(dkim@beneset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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