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길들여진 쌀·간장·참기름
시장 점유율 60%이상
마진줄이며 적극 공세
한국업체는 투자 미약
한인들의 식탁은 전형적인 한식 식단마저도 비한국산 브랜드로 점유됐다. 가정이나 식당이나 마찬가지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한인들의 주식인 쌀이나 전통식품인 간장, 참기름은 일본산이 압도하고 있다. 조미료나 두부, 카레 등 반조리 식품, 어묵 등 가공 수산물 등도 일본산 파워가 막강하다. JFC나 니시모토, 뮤추얼 트레이딩 등 대형 일본 업체들의 한인 시장 점유율은 30% 이상이라고 한다.
쌀 시장은 니시모토사의 시라기꾸가 60∼70%를 차지하고 있다. 간장은 샘표, 몽고, 해찬들, 수복, 신송 등 한국산 브랜드를 제치고 기꼬만, 야마사 등 일본산의 소비율이 70∼80%에 달한다. 사이즈 별로 차이는 있으나 1갤런들이 기꼬만은 여전히 독보적이다. 식당의 경우는 더 심해서 90% 이상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한다.
참기름은 가도야, 마루혼 등 일본산이 약 80%를 점유, 수라상, 오뚜기, 맑은 샘이나 현지 생산하는 특등, 오복 등 한국산 브랜드가 나머지 시장을 나눠먹는 형국이다. 가도야는 재래형 착유 방식이 아니라 한국 전통의 맛보다 고소함이 덜한데도 그 입맛에 길들여진 수요를 바꾸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가다랭이 맛 조미료인 혼다시도 조미료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다시다 등을 생산하는 CJ에 따르면 한국산은 식당들에 ‘저가로 갖다 줘도 안 쓰는’ 실정이다.
이 같은 편식 성향은 대형 일본 식품업체들의 적극 공세에 비해 한국 업체들의 투자가 미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제조·도매업체가 마진 손실을 감수하고 홍보 전략을 편 결과다. 젊은 층이나 신규 이민자를 중심으로 한국산 브랜드의 수요가 늘고 있기는 하나 일본산의 인지도는 여전히 높다.
한남체인의 김병준 매니저는 “일본 업체들이 가격 치기 등 작정하고 뛰어들어 6∼7년 만에 한인 시장을 잠식했다”며 “일본제에 대한 올드 타이머들의 선호도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도매업체 ‘한미’ 관계자는 “입맛은 한번 길들여지면 바꾸기 쉽지 않은데 한국산이 마케팅에서 밀려 외면당한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품질과 종류 면에서 우수한 한국산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식품업계 차원의 장기적인 투자는 물론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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