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조우승을 확정짓고 포스트시즌 로테이션을 짜 맞추는 데 목하 고민중이다. 자이언츠는 시즌 중반 시드니 판손이라는 오른손잡이 강속구 투수를 영입(볼티모어), 에이스 제이슨 슈미트와 더불어 1-2 펀치를 보강했다. 문제는 제 3 선발. 일부 신문에서는 제 3 선발에 신예 제롬 윌리엄즈가 타당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윌리엄즈는 호놀루루 고등학교를 졸업, 프로에 직행한 뒤 올 자이언츠에서 7승4패, 방어율 3.09로 호투했다. 위력적인 커브볼, 대담한 승부근성으로 대성할 재목으로 떠오른 윌리엄즈는 특히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선보이며 자이언츠를 크게 고무시켰다.
제 3 선발의 다른 유력한 후보는 커크 리이터. 리이터는 지난 7년간 자이언츠에서 91승59패를 기록, 다승부문 1위에 올라있어 이변이 없는 한 제 3선발이 가장 유력하다.
문제는 리이터의 방어율. 지난 18일 모 일간지 평론은 올 방어율 4.83을 기록하고 있는 리이터를 과대평가하지 말라고 경고, 일부 팬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샀다. 통산 방어율 4.09를 기록하고 있는 리이터의 승률은 리이터의 능력이라기 보다는 자이언츠의 방망이 덕이라고 깎아 내렸다.
커크 리이터는 지난달 부상에서 돌아온 뒤 연일 난타당하며 현재 방어율이 4.83으로 치솟아 있는 상태다. 이런 커크 리이터에 제 3선발을 맡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왼손잡이 리이터는 코너웍을 주로 쓰는 투수. 속구라든가 커브의 위력은 별 볼일 없는 선수이다. 코너, 코너, 코너… 리이터의 투구는 70%가 모두 아웃 사이드 코너에 의존하고 있다. 스트라이크는 경기당 평균 2-3개에 그치고 있고 대부분 땅볼이나 빗맞는 타구를 이끌어내며 승부하고 있다. 그의 방어율이 말하고 있듯이 경기당 평균 8-9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며, 주로 6이닝에 그치고 있다. 리이터는 작년 플레이오프(디비젼) 경기에서도 난타 당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었다.
리이터냐, 윌리엄즈냐? 승률이냐 방어율이냐? 기록이냐, 숨겨진 진가냐? 이것을 판단하는 것이 감독의 몫이다.
리이터는 자이언츠 투수 중 가장 역설적인 투수이다. 어깨도 약하고, 그렇다고 재구력이나 특별한 윈닝샷도 없는 투수이다. 그런데 이런 투수가 어떻게 그처럼 높은 승률을 구가할 수 있었을까? 알다가도 모르는 야구의 미스테리다.
그러나 리이터는 지난 7년간 이미 증명했 듯 이길 줄 아는 투수이다. 즉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 줄 아는 투수라는 것이다. 물론 한 경기만을 놓고 본다면 리이터는 분명 특별한 투수는 아닐지도 모른다. 위력적인 투구가 없기 때문에 언제든지 대량 실점할 수 있는 투수가 바로 리이터이다. 그러나 기록이 말해주고 있듯 야구의 신은 결국 리이터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자신의 능력이상을 추구하고 있지 않는 선수가 바로 리이터이기 때문이다. 한 경기에서 난타 당하더라도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승리를 이끌어내며 감독을 안심시킨 선수가 바로 리이터였다. 이는 기록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것으로서 한국의 박찬호와는 정 반대되는 선수가 바로 리이터라고 할 수 있다. 박찬호가 과거 다저스 시절에 수십 경기에서 퀄리티 피칭을 펼치며 호투하다가도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패전을 먹으며 다저스를 실망시켰던 것과는 달리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효율적인 피칭으로 승리를 따내며 감독의 신임을 얻어왔던 선수가 바로 리이터였다.
물론 리이터는 플레이오프의 중요한 한 경기만을 놓고 본다면 결코 바람직한 선수는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지난 월드시리즈 4차전과 7차전에서 보여주었듯 리이터의 능력은 결코 기록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 리이터가 과대평가받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이길 줄 아는 근성, 스마트한 플레이는 결코 과대평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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