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도 도박사라고 부를 것인가?
나스닥 지수가 5,000을 오락가락하는 등 최고점에 올랐을 때 실리콘밸리의 남녀노소들은 주식 시장에 매달렸다.
이들은 장기적인 투자보다는 단기매매에 몰입했고 때로는 적지 않은 이익도 챙겨보았다.
주식 시장이 침체되면서 많은 투자가들은 낭패를 보았지만 숫자상이라도 하루 만에 많은 돈을 벌었던 그 당시의 쾌감을 기억하고 있다.
3-4년전 하이테크 산업 거품이 실리콘밸리 지역을 황금단지라는 명성으로 치켜세울 때 이 지역에서는 ‘데이 트레이딩(Day Trading)’이라는 유행병이 나돌았다.
’데이 트레이딩’은 인터넷을 이용해 주가가 오를 때 샀다가 그날 중 되파는 ‘초단기 투자’를 말한다.
’데이 트레이더(Day Trader)’들은 장중 시세변동을 이용, 소수종목을 대상으로 초단기매매를 통해 수익을 노리기 때문에 기업의 내용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주가의 움직임만을 주시한다.
컴퓨터 앞에서 주가의 시세흐름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가 주가 움직임이 빠른 주식을 포착, 매입한 뒤 단기 차익을 챙기고 빠져나오는 것을 반복한다.
당시 주부들은 남편과 애들을 직장이나 학교에 보낸 뒤 컴퓨터 앞에서 ‘데이 트레이딩’에 빠졌고 직장인들이나 자영업자들도 일은 뒷전인 채 주식 사고파는 일에 열중했었다.
그러나 이들 일반 투가자들은 사실상 ‘데이 트레이더’보다는 1주일정도 기간을 두고 주식 거래를 하는 ‘모멘텀 트레이더(Momentum Trader)’에 가까웠다.
이때만 해도 ‘데이 트레이딩’은 첨단 유행을 달렸다.
온라인 증권회사들의 선전대로 모든 주식이 올라가는 시장에서 누구나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었다.
식당 종업원이 한순간 갑부가 되었고 주부가 몇 천 달러로 수십만 달러를 만들어내는 신화가 만연했었다.
3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주식 시장은 돈만 집어 삼키는 돈가사리로 전락되었고 첨단 유행병은 서서히 자취를 감쳐갔다.
주식 시장이 지난 반세기동안 최악의 상태에 빠져 있는 지금 ‘데이 트레이딩’을 한다는 것은 마치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파는 것과 같은 별난 일로 여겨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소수의 ‘데이 트레이더’들은 건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식시장이 침체된 지금 수많은 투자가들이 침몰해 있지만 아직도 ‘데이 트레이딩’이 꾸준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트레이드’나 ‘데이텍’등 온라인 증권회사들도 여전히 증시전문 케이블 채널에서 ‘9초 거래 완료’란 문구로 ‘데이 트레이딩’을 선전한다. 산호세 머큐리등 신문들에서도 ‘데이 트레이딩’과 관련된 워크숍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당시와 달라진 점이라면 ‘데이 트레이딩’에 새로 입문한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숫자가 정리해고와 직업을 구하기 어려워 뛰어든 사람들이다.
그중 일부는 직장 생활 때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많은 ‘데이 트레이더’들의 삶은 90년대 말 주식 황금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대박이 터지는 일확천금을 노리기보다는 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한 생계수단이 되어 버린 것이다.
과거와 같은 명성은 없지만 컴퓨터 앞에서 클릭하면 적은 돈이라도 들어온다는 ‘데이 트레이더’들.
그렇지만 이들이 꿈꾸고 있는 미래는 아직도 장미 빛이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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