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최초의 주지사 소환투표가 실시된 7일 한인타운 내에 설치된 투표소에도 아침부터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해 4,922개였던 투표소가 1,786개로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탓인지 투표소마다 줄이 늘어섰으며, 일부 유권자들은 투표장소를 혼동해 선거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다른 투표소로 이동하기도 했다.
○…2,700여명의 유권자가 소속된 투표소인 민족학교에는 투표 시작 시간인 7시전부터 유권자들의 줄이 늘어섰으며, 투표장소를 묻는 전화가 줄을 이었다. 민족학교 윤대중 프로그램 디렉터는 지난해 6개였던 인근 투표장소가 1개로 줄어들어 투표소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투표소 축소와 복잡한 견본투표지 때문에 선거 당일을 맞은 한인 유권자들도 엉뚱한 투표소를 찾는 등 혼란을 겪었다. 폭력적인 영화배우가 아이들의 롤모델이 될까 걱정돼 반대표를 행사하러 왔다는 김정국씨는 윌셔장로교회가 자신의 투표소가 아니란 선거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한 표를 행사한 한인 유권자들의 표심은 대체적으로 소환반대와 민주당 지지가 강세를 나타냈다. 출구조사를 진행한 민족학교 권익옹호 담당 크리스틴 할리씨는 열 명중 두 세 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소환반대와 부스타만테 지지라고 전했다.
투표를 마친 이강준, 이명씨 부부는 주지사 소환선거 자체가 한심한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한심한 후보자가 주지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투표하러 나왔다면서 아놀드 슈워제네거 후보에 대한 강한 불신을 표하기도 했다.
○…한인들의 표심과 달리 지역에 오래 거주한 미국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인타운에 55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익명을 요구한 한 백인은 ‘자신이 이 지역에서는 오히려 마이노리티이지만 데이비스를 갈아치울 때가 됐고, 부스타만테는 그보다 못한 인물’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투표소 입구에서는 마지막까지 소환을 막기 위한 비영리단체들의 노력이 계속됐다. ‘No Recall’이란 플래카드를 들고 민족학교 입구에 서 있던 에이콘(ACORN)의 테리 매디슨씨는 슈워제네거가 되서는 안되지만 솔직히 그가 당선될 것만 같다고 힘없이 답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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