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욕망은 무엇이고 자연스럽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들의 풀 한 포기, 나무, 그리고 짐승들이 자연이라는 커다란 틀에서 살아가듯이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며 살라는 이야기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우리는 욕망을 수단 삼아 자연의 질서라는 고리에서 벗어나 한없는 자유를 추구하며 자아의 실현이라는 꿈을 지니고 있다. 그리하여 살아가는 일에 이리저리 얽혀 있는 사람들에게 욕망이란 버려야 할 어떤 것이 아니며, 방황과 집착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달을 노래하며 거침없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중국 당시인 이태백은 삶의 여정에서 어려움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大道如靑天 我何不得出 (대도는 푸른 하늘과 같은데, 나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있구나) ... 行路難 行路難 多岐路 今安在 (길 가기 어렵구나, 길 가기 어렵구나. 갈림길이 이렇게 많은데 지금 어디에 있는가?) 옛부터 지금에 이르도록 푸른 하늘과도 같이 분명한 대도가 있음을 많은 동서양의 현자들은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막상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야 하는 우리 인생살이에서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 것일까, 어떤 길로 들어서야 하는 것일까라는, 우리 앞에 놓여진 많은 갈림길에서의 고뇌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러한 고뇌는 머물러 고여 있음을 거부하며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저 놓여진 길을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기를 멈추고,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물음을 던진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답이 있다고 과연 그러한 물음이 사리질 것인가. 프로스트가 품었던 가지 않았던 길에 대한 호기심, 그래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독백 또한 물음을 놓을 수 없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 준다. 우리는 그러한 물음의 ! 그물에서 한 순간도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인 것일까.
아침에 해가 밝아 오고 저녁이면 곱게 노을 지며 어김없이 해가 진다. 세월은 변함없이 흘러가고 우리는 던져지는 모든 물음에 답을 다 주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 간다. 나뭇가지에 둥근 달이 걸려 있는 깊은 가을 밤에, 호수에 작은 돌 하나 던지면 동그랗게 파문이 일듯이, 남겨진 물음 하나 내 사색의 창에 걸어 놓고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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