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의 사기가 말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조사의 주체가 미국 국방부가 전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성조지(Stars and Stripes)’가 16일 보도했다. 이는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고 호언한 것과는 전혀 달라 군과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성조지가 최근 이라크 주둔 미군 1,9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가 사기가 ‘낮다’(28%)거나 ‘매우 낮다’(21%)고 대답했다. 사기가 ‘높다’(13%)거나 ‘매우 높다’(3%)라고 응답한 장병은 16%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중 40%는 자신이 교육받은 훈련 내용과 현재 이라크에서 하는 임무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50%는 이라크 파견군에 재입대할 계획이 없다고 대답하는 등 상당수 미군이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조지는 “현재 이라크에서는 어렵고 복잡한 임무와 주둔 기간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장병들의 불만을 유발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군이 약해지고, 재입대 거부 등 장병들의 이탈 가능성마저 나타나 총체적 난국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과가 이렇게 나온 데 대해 도널드 럼스펠드 국장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비과학적이고 비공식적인 것”이라며, “내가 (이라크에서) 만난 대다수의 장병은 이라크에서 하는 임무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조지는 “이라크 주둔군을 방문하는 고위 인사들은 한정된 지역에서 한정된 장병들만 만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조사가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지휘부와 장병들이 생각하는 것이 다름을 확실히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장병들은 나를 비롯한 고위 인사들에게 만족한다는 얘기만 하도록 허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인정하고, “이번 조사는 이라크 주둔군 내부의 불만을 잘 몰랐을 군 지도자들에게 유용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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