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중국 최초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 5호가 21시간 동안 60만Km의 우주여행을 마치고 네이멍구 자치구의 초원지대에 무사히 착륙했다. 중국의 유인 우주선 무사귀환은 대외적으로 과학기술력의 위상을 과시하고, 대내적으로는 중국 국민의 자존심을 고양시켰다.
특히, 중국의 군부가 우주계획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우주여행은 군사강국으로의 부상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중국정부는 앞으로 허블망원경 발사, 달 탐사, 우주정거장 건설 및 화성 탐사 등 장기 우주계획도 내놓았다.
이번의 성공적인 우주여행을 계기로 중국은 기술력을 과시함으로써 국제시장에서 중국상품의 지명도를 올리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얻게 되었다. 이제, 중국은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나라가 되었다.
이번에 세계인들은 선저우 5호의 성공적인 우주여행을 보면서, 역시 무서운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중국인들의 생활방식을 보면, 그들은 과장하지 않고 실속을 차리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면, 그들의 저택은 바깥보다는 안으로 들어갈수록 진가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들은 좀처럼 속마음을 드러내질 않는다. 확실히 그들은 대국기질을 가진 사람들이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마치 도도히 흐르는 황하와 같이 역사의 중심에 서서 자신들의 길을 갈 뿐이다. 중국이 지난번 무인 우주선을 발사했을 때, 그들은 2005년쯤 유인 우주선 발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발표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이 보다 훨씬 앞당겨 2003년에 성공적으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고, 21시간 동안 우주여행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반면 한국은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리는 경향이 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한국 정부는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대우중공업 그리고 대한항공이 컨소시엄을 이루어 대덕연구단지에서 100인승 중형항공기 개발을 공표 했었다. 그러나 개성이 뚜렷하고 경영방식이 서로 다른 기업들간의 의견차이로 인해 100인승 중형항공기 개발은 끝내 불발이 되었고, 결국 1999년 10월 정부 주도하에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그리고 대우중공업 3사만 통합되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탈바꿈했다.
그로 인해 지난 4년간 국내 항공우주업계는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대한항공 양사구도를 유지해 오다가 이번에 대한항공 항공사업부가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통합하게 되었다. 이번 통합이 마무리될 경우 국내 항공우주산업계는 사실상 1개 업체 체제로 단일화되며, 이번 빅딜은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개성과 경영방식의 차이로 인해 파생된 경영상의 문제점도 해소되리라 본다. 특히, 조양호 대한항공회장은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인수하면 항공기 제작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을 했다. 그러나 항공산업은 초기 단계에서 투자비용이 높은 반면, 투자회수기간은 15년 이상 소요되는 초장기적 사업이다. 투자는 짧게 그리고 그에 따른 결실은 2, 3년 내에 얻어야 하는 한국적 대기업 경영스타일에는 결코 만족될 수 없는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결론적으로 자주독립국가는 스스로의 국방력으로 나라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가까운 미래에 한국군이 자주국방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항공우주산업의 발전은 필수조건이다. 이번 항공우주산업의 통합을 기회로 세계 항공시장에서 세계의 유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
손국락
라번대 겸임교수/컴퓨터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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