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목사·미주 자국민 보호위원회장
미국 등 해외 교도소에서 복역중인 한인 재소자들을 한국으로 이송해 복역하도록 하는 국제수형자 이송법안이 한국 국회 법사위원회에 상정되어 금년 안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는 한인들이 미국에 이민온 지 100주년이 되는 감격스러운 해이다. 우리의 이민 선조들은 낯선 땅에서 언어의 불편함, 음식의 문제, 문화적 차이, 한미간 법적 문제 등 온갖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온 힘을 다하여 노동을 하면서 자녀들을 양육하고 교육을 시켰다. 그 결과 많은 1.5세, 2세, 3세 등이 미 주류사회에 진출하여 한인사회의 앞날을 밝혀주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밝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인 젊은이들 중 상당수가 본 궤도에서 탈선하여 마약, 강도, 성폭행, 살인등 무서운 죄를 범하고 구치소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현재 미국 50개주의 교도소에 400여명의 한인 죄수들이 수감되어있다고 한다. 현재도 범죄자들은 늘어나고 있는 상태이다.
내가 이들을 돌보게된 것은 1996년 남가주 기독교 교회회장이 되던 때였다. 당시 어떤 여인의 전화를 받게되었다. 많은 한인 청소년들이 죄를 짓고 교도소에서 고생을 하고 있는데 누구 하나 이들을 돕는 사람이 없다고 탄식하는 전화였다.
그래서 나는 박태희 당시 LA총영사와 함께 랭캐스타의 교도소를 방문하였다. 교도소의 총4,00000여명 죄수들 중 한인은 13명이었다. 13명의 한인 수감자들과 성경공부와 예배를 드리고 간담회를 가졌는데 그때 한 수감자가 건의를 했다. 수감자 본인의 요청과 출생국의 요청이 있을 때는 본국으로 보내준다는 미국법 조항이 있으니 자신들도 조국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건의였다. 아울러 내게 매주 교도소에 와서 예배를 드려달라는 부탁을 해다.
이때부터 교도소 선교와 아울러 수형자 본국 이송 문제가 추진되어서 오늘날 법무부 법제처의 심의를 거쳐서 9월19일 국회 법사위원회에 상정되었다.
그러면 수형자들은 왜 한국으로 가려고 하는가. 일반적으로 미국 교도 생활이 한국 교도생활보다는 나은 것으로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소수민족의 경우는 좀 다르다.
교도소나 구치소 안에서의 언어문제, 음식문제, 민족간의 문화 문제 감옥 안 조직 간의 문제등이 있다. 교도소 안의 인종별 구성은, 대략 남미계가 40% 흑인계가 역시 40% 기타민족이10-15%로 되어있다.
이런 가운데 한인들은 흑인계와 남미계 사이에서 샌드위치의 신세가 되어서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때로 그들로부터 오는 박해가 매우 심각하다.
한편 대부분의 한인 젊은이들은 이러한 어려움 가운데서도 잘 이기고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교도소 안에서 고생을 하면서도 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열심히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신학교 과정, 고등학교 과정, 대학교 과정, 또는 기술 학교 등에서 공부하며 타민족 수감자들보다 아주 모범적으로 수감생활을 한다.
그런데도 이들이 한국으로 나가기를 원하는 이유는 우선 과중한 형량 때문이다. 이들과 대화를 해보면 거의 모두가 미국의 재판이 편파적이라는 불평을 한다. 똑같은 범죄행위로 재판을 받아도 소수민족은 백인에 비해 중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이다. 힘없는 소수민족이라서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다는 억울함을 가슴 깊이 가진 수감자들이 많이 있다.
이들이 지은 죄는 밉지만 사람을 미워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들이 어린 나이에 판단 못하고 행동한 것이 죄가 되어 감옥에 가있지만 이들도 우리의 민족이고 우리의 아들과 딸들이다.
한때의 잘못으로 어려움을 당하고 감옥에서 고생하는 이들을 우리가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필요한 것은 한국에서 국제 수형자 이송법안이 통과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수형자 이송법에 의거, 조국으로 돌아가서 무사히 형기를 마치고, 새 사람이 되어 어떤 형태로든지 조국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도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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