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가까이 오면 구세군이 흔드는 종소리와 함께 모금함이 등장한다.
겨울이 되면 항상 보게되는 낯설지 않는 풍경이다.
시간의 절기와 함께 찾아오는 각종 행사들 설날, 추수감사절, 추석 등 주위에 사랑과 기쁨이 가득한 날부터 한국인이라면 잊을 수 없는 4.29폭동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빛 바랜 사진처럼 잊혀져 가고있는 한민족간의 ‘골육상잔의 전쟁, 한국전’
지난 15일 오클랜드에서 한국 재향군인회 북부지회 창립식이 열렸다.
행사장은 6.25당시 피끓는 20대의 젊은이였을 노병들 60여명이 죽음의 고비를 넘나들며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전우들과 전쟁터의 무용담으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전쟁이라는 비극을 겪어보지 않았던 기자에게는 이들이 전해주는 전쟁의 참상이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또는 아들에게 들려주는 무용담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전쟁은 분명 비극이지만 생각의 틀 속에 갇혀있는 현실감 없는 공포를 경험하기는 쉽지가 않다.
어쩌다 접하는 기록 영화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당시의 살벌했던 현장을 브라운관 너머로 막연히 응시하는 것으로 전쟁의 참상을 이해하곤 하는 것이 우리세대의 현실이다.
이날 행사가 끝나고 어느 노병의 끓어오르는 회한의 눈물을 보기 전까지는 기자가 생각하는 한국전은 1950년 6월 25일 새벽을 기해 북한이 남북군사분계선이던 38선을 불법 남침함으로써 야기된 전쟁.
이 전쟁으로 유엔군이 한국군을 포함하여 18만명이 생명을 잃었고, 북한군 52만 명, 중공군 90만명이 희생됐으며 또한 전쟁기간 중 대한민국의 경우 99만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했다는 지극히 숫자적이고 기본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있었다.
노병의 쉴새없이 흐르는 눈물과 다문 입가로 흘러나오는 비명에 가까운 신음소리는 당시 전쟁터에서 함께 했던 전우의 이름을 목메어 부르고 있었다.
6.25라 불리는 한국전쟁의 아픔이 기자에게 피부로 와 닿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날 연설했던 또 다른 어느 노병의 6.25에 참전했던 세대나 전쟁의 참상을 겪었던 우리세대들은 언젠가는 사라지게 될 것이고, 그와 함께 한국전도 영원히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잊혀진 전쟁’으로 남을 것이라는 그의 말이 하루종일 귓가를 맴돌았다.
1년에 한번 찾아오는 6월 25일이 아니더라도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들이 자신의 목숨과 맞바꾸면서 지켜낸 자유와 대한민국, 이들 노병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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