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 조난 5일째
새해 첫 날 마운틴 볼디에서 실종된 찰스 고(한국명 충헌·53·부에나팍)씨는 행방은 실종 닷새 째인 5일에도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애타는 수색작업만 벌어졌다.
이날 마운티 볼디 산중에서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은 한인 산악인들의 수색작업이 계속됐다. 아침 8시 등산로 초입에서 모인 한인 산악인들은 재미한인산악회 회원 5명을 중심으로 수색대를 결성했다.
한인들의 구조 소식을 듣고 달려온 부인 고정희(53)씨는 사고 당일인 1일 오후 8시께 시에라클럽 소유 산장에서 구조요원과 함께 하산하다 “남편이 ‘정희야’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횃불을 흔드는 구조요원과 함께 남편 이름을 불러 봤으나 다시 되돌아오는 메아리만 들렸다”며 울먹였다.
묵묵히 듣고만 있던 재미한인산악회 유재일 회장은 추락지점과 목소리가 들렸다는 능선은 가파른 경사로 이동하기 쉽지 않은 곳이지만 부인의 직감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악인들은 산악 구조대원들이 훑고 지나가지 않은 ‘스키헛 트레일’을 따라 내려오며 수색작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다른 수색 참가자들도 직감이라는 희망에 모든 걸 맡긴 채 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사고 발생 당일 산길은 크램턴이 잘 안 박힐 정도로 꽁꽁 얼어 있던 위험한 상태. 사고당일 고씨를 목격했던 이영재씨는 (고씨는)상당히 지쳐 보였고 네 발 짜리 아이젠만을 착용하고 있었다. 등산 선배들의 하산 권유만 따랐어도...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인 구조대가 얼음에 덮인 산으로 진입하는 순간 마운틴 볼디 계곡에는 상공에서 큰 원을 그리며 비행하는 헬기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부인 고씨는 대학 동기동창이기도 한 남편이 이들과 함께 돌아올 것 같아 아들 아놀드군과 함께 산 중간에 있는 산장을 떠나지 않았다.
한편 6일에도 수색작업을 계속할 한인 산악회는 겨울등산에 경험이 많은 한인 산악인들이 수색작업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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