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산악인들 동료애 뜨겁다.
산을 타며 생사고락을 함께 나누는 한인 산악인들의 동료의식이 실종 1주째를 맞은 찰스 고(53)씨의 조난사고를 계기로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실종 3일째인 지난 토요일(3일)부터 시작된 한인 산악인들의 자발적인 수색활동은 산악회 소속 여부를 떠나 헌신적으로 진행돼 한 가닥 남은 희망을 지탱시키는 힘이 되고 있다. 생업도 중단한 채 자발적으로 수색작업에 나서고 있는 이들의 활동은 특히 당국의 수색활동이 중단된 지난 5일 이후 가족들에게는 마지막 희망이 되고 있다.
주말을 넘긴 지난 5일, 한인 산악인 5명은 대답 없는 마운틴 볼디를 향해 묵묵히 발을 옮겼다. 생업을 가족에게 맡긴 채, 3일부터 빠지지 않고 매일 산에 오르고 있는 유재일씨를 비롯해 어바인에서 신문을 보고 뒤늦게 따라 올라왔다는 고령의 이순형씨까지 한인 산악인들의 남다른 동지애는 곤경에 처했을 때 빛을 발했다.
이날 저녁엔 한인 산악회 회원들이 LA 한인타운에 모여 수색작업을 효율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했으며, 향후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계몽과 홍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처음 수색작업에는 재미한인산악회원들이 주축이 됐지만 6일부터는 남가주 한인산악회와 산악연맹 소속의 한인 산악인들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산을 오르며 체득한 동료의식과 넉넉한 마음이 자신의 생활은 접어둔 채 동료를 찾기 위해 험난한 산을 오르게 만들었고, 이런 마음은 남편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부인 고정희씨에게도 전해져 매일 아침 수색현장을 아들, 딸과 함께 찾게 해주는 힘이 되고 있다.
당국의 지상수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지만, 한인 산악인들의 수색활동이 ‘분명히 남아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열쇠다.
6일 힘든 수색 작업을 끝내고 타운 한 식당에 모여 저녁을 들던 유재일씨와 이정현씨를 비롯한 재미한인산악회 회원들은 함께 산을 타는 사람들이 나서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며 고씨를 찾을 때까지 수색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조난 일주째를 맞은 찰스 고(53·부에나팍)씨를 찾기 위한 수색활동이 7일 한인 산악인들뿐 아니라 LA카운티 셰리프국이 지원한 전문 구조요원 10명이 투입돼 펼쳐졌지만 고씨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수색은 오전 8시30분께 셰리프국 소속 헬기가 10명의 구조요원을 산 정상에서 내린 후 이들이 9,000피트 추락지점부터 산자락으로 내려오며 진행됐으며, 한인 산악인들은 그간 수색이 진행되지 않은 웨스트 볼디 지역의 베어캐년 트레일을 따라 수색로로 잡았다.
지난 6일 저녁 합동수색을 마친 후 대책회의를 가진 한인 산악회 회원들은 고씨의 행방 자체가 ‘미스터리’라면서도, 수색은 계속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날도 부인 정희씨는 아들과 함께 산 진입로에서 수색 결과를 애타게 기다렸으나 힘없이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다.
한인 산악인들은 8, 9일에는 사정이 허락하는 한 많은 사람이 참여해 수색을 계속 진행하며, 주말인 10, 11일에는 최대한 많은 한인들의 참여를 독려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213)792-7318 유재일
<배형직 기자> hjba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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