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waii
- 교육
부정적 단정은 절대 금물
신혜선
나의 친정 어머니는 어릴 적 일본에서 성장하셨다. 어머니의 외할머니는 웬만한 의사소통은 일본어로 하실 수 있으셨지만 일본어 고유의 미묘한 발음 때문에 간혹 어머니와 엉뚱한 대화를 나누셨다고 한다. 한번은 어머니께서 외할머니께 할머니는 무슨 띠야?하고 물어보셨다고 한다. 외할머니는 부-도라고 하셨는데 일본어로 돼지를 부따라고 하고 포도를 부도라고 하니 어린 어머니는 외할머니는 어째서 동물이 아닌 포도띠인가 하고 한참 어리둥절하셨다고 한다. 사소한 발음의 차이로 인해 돼지띠이신 외할머니께서 십이간지에 있지도 않은 엉뚱한 ‘포도띠’로 둔갑되는 것처럼 다른 언어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고 또한 부모-자녀간 대화가 매끄럽지 않음은 우리 이민가정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학부모 상담시간에 보다 효과적인 대화기법을 소개해 드리면 몇몇 부모님께서 자녀들은 영어로만 이야기하려고 하고 부모들은 한국어로만 말씀하시니 서로간에 기본적인 설명도 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대화기법을 적용하여 자녀와 효과적인 대화를 펼쳐 가느냐고 하신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가 모두 단일 언어를 사용한다고 가정해도, 즉 한국에서 한국어로 자녀를 양육하는 상황이라도 여전히 어려운 것이 자녀 키우기이며 10대 자녀와 대화하는 것이 아닐까? 똑같은 언어를 사용해야만 자녀와 성공적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또한 대부분의 이민 가정의 자녀는 한국어로 유창하게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한국말을 알아듣고 이해하는 수준일 것이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다. 설명을 할 때도, 타이를 때도, 규칙을 정할 때도 두번 세번 반복해야 하거나 혹은 답답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항은 부모나 자녀 모두 이같은 불편함을 원래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대화가 안 된다고 단정지어 버리는, 일종의 합리화로 인식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경우, 부모가 야단칠 때 자녀가 영어로 빠르게 무어라 말대꾸하면 그러한 자녀의 태도에 기분이 상하여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영어로 하지 말고 한국말로 말해!라고 화를 내본 경험이 있으시리라 생각된다. 자녀의 삐죽거리는 표정이나 뒤돌아 서서 피! 칫! 하는 작은 내뱉음으로 인해 정작 자녀와 이야기하려고 했던 주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대신 누가 부모에게 그런 태도를 보이라고 했느냐, 너 지금 한 말이 영어로 욕한 것임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등의 실랑이로 대화가 중단되는 경우는 너무도 흔하다. 이어서 자녀가 한국말을 못하기 때문에 혹은 부모님이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역시 대화가 안 된다고 지레짐작으로 포기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자녀의 태도 문제로 인해 대화가 없어지고 부모의 잔소리만 이어지기는 쉽다. 하지만 새해에는 언어가 다르다고 해서 대화가 안 되려니 하고 미리 단정지어버리는 상황이 조금 줄었으면 한다. 부모도 그렇지만 자녀 역시 시원하게 의사 소통이 안 된다면 답답한 마음이 들것이라고 여길 수 있는 상황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그간 자녀의 불공손한 태도에 이끌려 정작 타이르고자 한 행동을 지적하지 않았다면 올 갑신년 한 해는 한인 가정에 부모 자녀간 태도 문제를 벗어나서 많은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더욱 노력하는 일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신혜선
나의 친정 어머니는 어릴 적 일본에서 성장하셨다. 어머니의 외할머니는 웬만한 의사소통은 일본어로 하실 수 있으셨지만 일본어 고유의 미묘한 발음 때문에 간혹 어머니와 엉뚱한 대화를 나누셨다고 한다. 한번은 어머니께서 외할머니께 할머니는 무슨 띠야?하고 물어보셨다고 한다. 외할머니는 부-도라고 하셨는데 일본어로 돼지를 부따라고 하고 포도를 부도라고 하니 어린 어머니는 외할머니는 어째서 동물이 아닌 포도띠인가 하고 한참 어리둥절하셨다고 한다. 사소한 발음의 차이로 인해 돼지띠이신 외할머니께서 십이간지에 있지도 않은 엉뚱한 ‘포도띠’로 둔갑되는 것처럼 다른 언어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고 또한 부모-자녀간 대화가 매끄럽지 않음은 우리 이민가정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학부모 상담시간에 보다 효과적인 대화기법을 소개해 드리면 몇몇 부모님께서 자녀들은 영어로만 이야기하려고 하고 부모들은 한국어로만 말씀하시니 서로간에 기본적인 설명도 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대화기법을 적용하여 자녀와 효과적인 대화를 펼쳐 가느냐고 하신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가 모두 단일 언어를 사용한다고 가정해도, 즉 한국에서 한국어로 자녀를 양육하는 상황이라도 여전히 어려운 것이 자녀 키우기이며 10대 자녀와 대화하는 것이 아닐까? 똑같은 언어를 사용해야만 자녀와 성공적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또한 대부분의 이민 가정의 자녀는 한국어로 유창하게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한국말을 알아듣고 이해하는 수준일 것이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다. 설명을 할 때도, 타이를 때도, 규칙을 정할 때도 두번 세번 반복해야 하거나 혹은 답답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항은 부모나 자녀 모두 이같은 불편함을 원래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대화가 안 된다고 단정지어 버리는, 일종의 합리화로 인식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경우, 부모가 야단칠 때 자녀가 영어로 빠르게 무어라 말대꾸하면 그러한 자녀의 태도에 기분이 상하여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영어로 하지 말고 한국말로 말해!라고 화를 내본 경험이 있으시리라 생각된다. 자녀의 삐죽거리는 표정이나 뒤돌아 서서 피! 칫! 하는 작은 내뱉음으로 인해 정작 자녀와 이야기하려고 했던 주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대신 누가 부모에게 그런 태도를 보이라고 했느냐, 너 지금 한 말이 영어로 욕한 것임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등의 실랑이로 대화가 중단되는 경우는 너무도 흔하다. 이어서 자녀가 한국말을 못하기 때문에 혹은 부모님이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역시 대화가 안 된다고 지레짐작으로 포기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자녀의 태도 문제로 인해 대화가 없어지고 부모의 잔소리만 이어지기는 쉽다. 하지만 새해에는 언어가 다르다고 해서 대화가 안 되려니 하고 미리 단정지어버리는 상황이 조금 줄었으면 한다. 부모도 그렇지만 자녀 역시 시원하게 의사 소통이 안 된다면 답답한 마음이 들것이라고 여길 수 있는 상황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그간 자녀의 불공손한 태도에 이끌려 정작 타이르고자 한 행동을 지적하지 않았다면 올 갑신년 한 해는 한인 가정에 부모 자녀간 태도 문제를 벗어나서 많은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더욱 노력하는 일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사람·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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