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미국 철강왕 카네기가 가슴 깊이 간직한 삶의 지표다. 1902년 카네기재단을 만들어 2,500여개의 도서관을 지었다. 지금도 적지 않은 2,500만 달러를 선뜻 내놓았지만 100여년 전인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액수였다. 그 후 카네기는 교육과 관련한 후원금으로 3억달러를 기증했다. 그는 “사회의 도움 없이 돈을 벌 수 없었기에 재산을 사회에 되돌리는 게 당연하다”는 소신을 실천했다.
유대인의 피가 흐르는 석유왕 록펠러는 “정직하게 돈을 벌어 가능한 모든 것을 남들을 위해 써야 한다”는 종교적 의무감에 충실했다. 그리고 독실한 신앙인이며 소수계였던 록펠러는 종교단체와 흑인사회를 각별히 아꼈다. 시카고 대학, 록펠러 재단, 록펠러 의학연구소를 세우는 등 사회를 위해 3억5,000만달러를 흔쾌히 내놓았다.
화제작 ‘망치의 신학’(The Theology of the Hammer)으로 유명한 밀러드 풀러는 변호사와 사업가로 20대에 백만장자가 됐으나 그의 삶에 염증을 느낀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그 동안 모은 재산을 송두리째 사회에 내주고 부부가 함께 봉사의 삶을 살았다. 밀러드가 덤벼 든 일은 불우한 이웃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버탯 운동’(Habitat Movement)이다. 카터 대통령이 동참해 구슬땀을 흘렸던 ‘사랑의 집짓기 운동’은 한국에도 퍼져 희망의 샘터가 되고 있다.
재산을 정승처럼 쓰는 사회환원 행진은 계속된다. 사재 305억원을 지역 대학에 기부한 한국의 기업인, 50여년간 모은 270억원을 몽땅 불우이웃 돕기에 기증한 80대 할아버지 등 미담의 주인공들은 각박해져 가는 세상을 훈훈하게 한다.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어제 파리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폭탄선언을 했다. “아이들이 너무 많은 돈을 가진 채 인생을 시작하는 것은 좋지 않다. 세 자녀에게 1,000만달러만 물려주고 나머지 재산은 자선사업에 쓰겠다”는 것이었다.
거의 모든 서민들이 평생 만져보지 못할 거액이지만 게이츠의 재산 460억달러에 견주면 4,600분의1, 즉 0.02%에 불과하다. 떼어내도 전혀 표시가 나지 않는 규모다. 탈법, 편법 증여 등 교묘한 방법으로 재산을 후대에 물려주려는 재벌의 눈에는 ‘멍청이’로 비쳐질 지 모른다.
하지만 움켜 쥔 돈이 많아 주변에 사람들이 꼬인다 해서 기뻐할 일이 아니다. 그들은 오로지 돈과 어줍잖은 힘 때문에 기웃거리는 것이지 ‘돈 주인’을 존경해서가 아니다. 돈이 없어지면 봄눈 녹듯 사라지는 법이다. 반면 이웃에 재산을 환원해 얻게 된 존경은 영원하다. 한인사회 ‘큰손들’의 손 큰 선행을 기대해 본다.
<박봉현 미주본사 편집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