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순<주부>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다가 약속시간에 늦을 것 같은 출발을 하고는 사소한 다툼이 일었다. 서운한 말들이 공중을 날아 서로의 가슴에 맺힌다. 내가 이겼나 싶었는데 집에 돌아와 쌓인 피로와 함께 잠들어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미안한 마음이다. 좋은 말만 하며 살아도 모자라는 시간에 별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다투다니. 조금씩 만 이해하면 될 것을…
우리가 주고받는 말에는 생명이 있어 그 말에 따라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주는 말은 새 힘을 얻게 하고 맡은 일을 열심히 하게 해 주지만, 남을 비하하고 의욕을 상실케 하는 말은 잎이 마르듯 생명도 마르게 하기 때문이다. 작은 키 하나가 커다란 배를 이끌어 가는 것처럼 우리의 입과 혀도 사람의 인격과 행위를 인도해 가기에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간혹, 이웃들과 함께 하다가 서로 다투고 돌아서는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말의 올무에 걸리기 시작하면 참으로 난감하다.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하고 허물을 말하고 싶어서 못 견디는 사람은 ‘열린입’ 이다. 우연히 열린 입 옆에 있다가 말은 고사하고 ‘그렇지’ 하고 맞장구 몇 번 치는 바람에 곤욕을 치루는 일을 보았다. 열린 입을 가진 사람은 자기는 안 그런 척 쉬쉬해가며 가만가만 말을 만들지만, 그 말들은 순식간에 날개를 달고 깃털처럼 날아 다닌다. 미련한 자의 혀가 매를 자청한다고 했는데, 열린 입은 필경 매를 벌고 있는 것이다. 입을 막고 세치 혀를 깊이 감추면 일신이 편하다는데, 열린 입 다물기가 참으로 어려운 모양이다. 입과 혀를 참지 못하면 오히려 자기가 올무와 덫을 놓고 삼킬자를 두루 찾고있는 사탄의 식량이 될 수도 있으니, 무익한 고집을 버리고 말 마디가 생수가 되는 훈련을 해야 할 일이다.
성경에는 입과 혀를 잘 사용하여 수지맞은 이가 있는데 바로 우리가 아는 십자가 위의 두 강도 중 오른편 강도이다. 왼편 강도는 혀를 함부로 써서 마지막 구원의 기회까지 놓쳤지만, 오른편 강도는 “주여 당신의 나라에 이를 때 나를 기억하소서” 라는 그 말 한마디로 자기의 구원을 이루고 일약에 천국을 얻었다. 그것은 우리 속담에 “말로 천냥 빚을 갚는다” 는 것 보다 훨씬 값지지 아니한가?
경우에 합당한 말은 은쟁반에 금사과라 했으니 모쪼록 우리 모두의 말이 위로와 용기를 주는 은쟁반에 올려진 금사과 같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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