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매닝(왼쪽)이 “절대로 입고 뛰지 못하겠다”던 샌디에고 차저스 유니폼을 들고 부모와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다. 종합 1번으로 차저스에 지명된 매닝은 1시간 뒤 뉴욕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됐다.
2004 NFL 드래프트 레이더스는 갤러리 지명
2004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종합 1번 지명권을 쥐고 있던 샌디에고 차저스는 싫건 좋건 미시시피 쿼터백 일라이 매닝을 뽑아야하는 처지였다. 아버지가 전 뉴올리언스 세인츠 쿼터백 아치 매닝이자 형이 현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스타 쿼터백 페이튼 매닝인 ‘혈통’을 외면하고 다른 선수를 뽑았다가 실패하는 날에는 ‘용서’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형편없는 팀에 종합 2번으로 뽑혀 커리어 내내 바닥만 훔쳤던 아치 매닝은 막내아들이 똑 같은 신세가 되는게 싫었다. 따라서 올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종합 1번 지명권을 들고 있던 차저스에 조용히 부탁을 했다. 제발 자신의 아들을 뽑지 말아달라고.
선수가 1번 지명을 거부할 정도면 구단에게는 엄청난 망신이 틀림없다. 그런데 차저스는 이 일을 조용히 수습할 생각은 하지 않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며 감정싸움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24일 일라이의 이름을 불렀다. 일라이는 할 수 없이 차저스 유니폼을 들고 기념촬영까지 했다. 이 기쁜 날 온 가족이 떫은 감이라도 씹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애당초 일라이가 다른 쿼터백보다 월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차저스는 매닝측에서 원인을 제공해 준 덕분에 후환에 대한 두려움 없이 트레이드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었다. 차저스는 일라이를 뽑은 지 약 1시간만에 뉴욕 자이언츠와 트레이드에 합의, 자이언츠가 종합 4순위에서 뽑은 노스캐롤라이나 스테이트 쿼터백 필리 리버스와 올해 3라운드 지명권, 내년 1라운드와 5라운드 지명권을 받고는 일라이를 넘겨줬다. 차저스는 이후 자이언츠에서 받은 3라운드 지명권으로 아이오와 키커 네이트 케이딩을 뽑았다. 구멍 하나를 더 막은 셈이다.
예상했던 대로 오클랜드 레이더스는 2번 지명권으로 아이오와 레프트태클 로버트 갤러리, 애리조나 카디널스는 3순위에서 피츠버그 와이드리시버 래리 피츠제럴드, 자이언츠가 필립스를 뽑은 뒤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5순위에서 마이애미(플로리다) 세이프티 숀 테일러를 지명했다. 레이더스는 2라운드에서도 센터 제이크 그로브스를 뽑는 등 오펜시브라인을 보강하는데 집중했다.
한편 올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는 벤 로슬리스버거(피츠버그 스틸러스)와 J.P.라스맨(버펄로 빌스)까지 쿼터백 4명이 뽑혔고, 마이애미(플로리다) 출신이 6명이나 돼 눈길을 끌었다. 현재로는 텍사스 와이드리시버 로이 윌리엄스와 버지니아텍 러닝백 케빈 존스등을 뽑은 디트로이트 라이온스가 가장 잘 뽑았다는 평가가 많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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