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야스 아줄레스’ 박성구 사장이 초저녁에 업소를 찾은 히스패닉 주당들을 맞고 있다.
한인 상대 옛 ‘동양극장’ 히스패닉 주점으로 변신
싼값 독특한 분위기로 평일에도 주당들 몰려들어
“발상 전환하니 장사 잘 돼요.” 타운내 8가와 아이롤로의 구 ‘동양극장’이 올해 초부터 히스패닉 주점 ‘플라야스 아줄레스’(Playas Azules)로 바꾸어 영업하면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어 화제다.
플라야스 아줄레스는 스패니시로 ‘푸른 바다’. 이 주점을 오픈한 박성구 사장은 한인들이 장사가 좀 된다 싶으면 우후죽순격으로 진출, 과당 경쟁으로 치닫는 현실에서 패러다임을 바꿈으로써 경쟁에서 벗어나 매출 증대에 성공한 사례여서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준다.
박 사장이 유서깊은 ‘8가 식당’을 인수, 동양극장의 간판을 내건 것은 지난 2001년 2월. 포장마차 컨셉의 동양극장은 첫 1년간은 재미가 쏠쏠했으나 비슷한 주점들이 잇달아 오픈하면서 하향곡선을 그렸다. 약 2년을 고전하던 박 사장은 주변에 히스패닉 인구가 넘쳐나는 반면 이들을 위한 술집은 전무하다는 사실에 착안, 업소를 과감하게 히스패닉 상대 비즈니스로 바꿨다.
박 사장의 전략은 히트를 쳤다. 다저스의 컬러 ‘블루’와도 잘 매치되는 ‘푸른 바다’는 곧 동네 20-30대 히스패닉에게 널리 알려졌다. 나무 탁자와 의자, 벽에 걸린 각종 악기 등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업소의 출현을 이들이 두 손 들어 반겼다. 그동안 술 한 잔 마시려면 버스를 타고 몇 십 분을 가야 했을 뿐 아니라 그나마 주점 분위기가 빵점이었기 때문.
스포츠 중계도 볼 수 있고 플로어에서 춤도 출 수 있는 플라야스 아줄레스는 평일에도 주당들로 붐빈다. 주말에는 일정한 숫자가 퇴장하면 문 밖에서 기다리는 손님을 입장시킬 정도다.
이 주점의 최대 장점은 안주 없이 술(주로 맥주와 데낄라)만을 병째 팔기 때문에 웨이트레스나 버스보이가 필요 없고 따라서 운영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 마진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박 사장의 귀뜸이다.
박 사장은 “냉장고, 싱크대도 필요 없다. 고객이 모두 도보 혹은 버스로 오기 때문에 주차장 걱정도 안 한다. 오후6시-새벽2시까지 하는 영업이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술을 마시고 싸움을 벌이거나 행패를 부린 일이 전혀 없었다는 것도 안도감을 배가시켜주는 점.
8가와 아이롤로 인근에서는 한인들이 히스패닉들을 상대로 운영하는 빵집, 세탁소, 코인론드리 등이 한결 같이 불경기란 단어를 잊은 채 상종가를 치고 있다.
한인사회 밖으로 눈을 돌려 새 ‘황금어장’을 찾은 박 사장은 “한정된 고객을 놓고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벌이는 대신 히스패닉을 뚫을 길을 찾아보라”고 업주들에게 조언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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