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스! 지저스!를 주관하는 극단 미리암의 최선자 단장을 보면 뇌리에서 언뜻 연상되는 모습이 있다. 무당, 독한 시어머니, 얼음 같이 차가운 부인. 그러나 그가 교사로 출연했던 고교생일기라는 드라마를 본 적 있는 팬들은 잠시 후 ‘저 배우를 어디서 많이 본 듯 한데 누군지 기억이 안 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차분하고 고상하고 인자하며 다정다감한 여교사. 그리고 그 배우가 최선자 라는 사실을 알아내면 이내‘아’하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게 된다. 드라마마다 전혀 다른 얼굴과 표정을 나타내는 그의 연기력에 적지 않이 감탄하기 때문이다.
최 단장은 한국의 연극계와 방송계에서 동시에 인정받던 최정상급 배우였다.
그가 38세 때 배우 전운 씨, 형사 콜롬보의 목소리로 유명한 성우 고 최응찬 씨와 함께 공연했던 연극 ‘살로메’는 최선자가 아니면 도저히 살로메 역할을 맡을 사람이 없다고 연극계 내외에서 평가했을 정도로 최씨의 진면목을 발휘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헤롯왕 앞에서 7개의 베일을 하나씩 벗어내며 마지막엔 거의 반나체로 요염하게 춤을 추는 관능적인 모습은 한 마디로 이 작품의 압권이었다고 지금도 연극 관계자들은 평한다. 최 단장은 ‘살로메’가 끝난 뒤 극단 ‘산울림’의 대표 임영웅씨가 연출을 맡은 모노 드라마 ‘목소리’에서 또 한번의 변신으로 시도, 성공을 거두었다.
최 단장은 이 때의 활약으로 78년 문화방송 연기상과 함께 2차례의 동아연극상 연기상, 한국연극영화상(현 백상대상)을 휩쓰는 기염을 토해 냈었다.
이번 ‘지저스! 지저스!’ 공연에서 스스로도 혈루증 여인역을 맡은 최 단장은 “무엇보다도 이번 공연은 시카고 한인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비전을 심어주고 민족적인 기쁨을 함께 나누는 장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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