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납북피해자 소가 히토미(왼쪽)와 북한에서 날아온 그녀의 남편 찰스 로버트 젠킨스(오른쪽)가 역시 북한에서 건너온 두 딸 베린다(왼쪽 두 번째), 미카와 함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호텔 앞에서 꽃다발을 안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65년 탈영 젠킨스 가족 자카르타서
일본 정착여부 미 당국과 조율 주목
지난 1965년 월북한 미군 탈영병 젠킨스(64)와 그와 북한에서 결혼, 두 딸을 낳은 후 일본으로 돌아간 납북피해 여성 소가 히토미(45)가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극적인 가족상봉을 했다.
소가가 귀국한 후 북한에 남아 있던 젠킨스와 두 딸 미카(21)와 베린다(18)는 일본 정부가 준비한 전세기를 타고 평양을 떠나 이날 오후 7시께 자카르타에 도착, 공항에서 기다리던 소가와 1년 9개월여만에 감격의 상봉을 했다.
젠킨스는 전세기 트랩을 내려와 부인과 한동안 포옹했으며 두 딸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가족을 남겨 두고 단신 귀환했던 소가는 남편에게 “미안”이라고 속삭였고 두 딸도 어머니에게 “미안해요”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카르타의 한 호텔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1978년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돼 평양으로 끌려갔던 소가는 지난 2002년 10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첫 방북 직후 귀국했다. 그러나 지난 1965년 주한미군 근무중 탈영, 월북한 젠킨스는 미군 당국에 체포될 것을 우려해 일본행을 거부해 왔다.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 5월 2차 방북 때에도 일본행을 권유했으나 그는 끝내 듣지 않았다. 그러자 당시 양국 정상은 제3국에서 가족이 재회하는 방안을 권유, 동의를 얻었다.
이런 이유로 이들 가족은 당분간 호텔에서 동거할 예정이지만 소가의 희망대로 일본에서 영구히 함께 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외교 소식통들은 호텔 생활이 의외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일본의 한 소식통은 북한측이 젠킨스와 두 딸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미국과의 외교 절충을 서두를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산케이신문은 이 날짜 보도에서 미당국은 젠킨스가 일본으로 온다면 먼저 건강진단 명목으로 입원시킨 뒤 회복되면 구속, 하와이 등 일본 이외의 장소에서 군법회의를 열어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후 석방하는 시나리오를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방안은 일본 정부에 비공식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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