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최근 리더십이란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리더란 무엇인가. 리더는 한 조직을 이끄는 사람이고 리더십은 리더로부터 나오는 조직에 대한 운영능력 내지는 지도력이다.
크거나 작거나 어떤 형태의 조직에 있어서도 리더십은 중요하여 조직의 승패나 흥망을 가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는 역사를 통해서도 가까이 현실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훌륭한 혹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국가는 부흥했고 이것이 부족한 지도자를 가진 국가는 멸망했다.
한국의 월드컵 4강 업적은 한 감독의 리더십으로부터 이루어진 것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반면 훌륭한 선수를 갖고 있어도 감독의 리더십이 부족하면 훌륭한 팀이 될 수 없다. 오래 전 한국에서는 보물섬을 찾아 나섰다 실패한 5명의 어린아이들이 있었다. 이 사건을 아직까지 기억하는 것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만든 해프닝 그 자체보다도 그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는 리더십 때문이다.
그들 중 리더인 어린아이는 11세의 남자아이였고 가장 나이 어린 아이는 5세의 여자아이였다. 아이들은 인천 부두에서 보물섬(?)으로 가는 배를 타려고 시도하다 수상하게 여긴 경찰에 의해 발견되어 가정으로 돌려보내져 보물섬 행은 미수에 그치고 말았지만 당시 화제가 되었던 사건이었다.
그들의 6개월의 준비 과정은 치밀했다. 보물섬 지도는 물론 그곳에서 사용할 생활 용품과 식량을 해결하기 위한 토끼 기르는 법과 농사를 짓기 위한 씨앗까지 준비를 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들이 수시로 모여 계획하고 준비하는 동안 어느 부모도 눈치를 채지 못하였다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무엇이 어떤 힘이 이들을, 더군다나 5세 여자아이조차도 이런 비밀스런 행동을 감당하게 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바로 이 조직의 리더였던 11세 어린이의 리더십이었다.
작금의 한국이라는 국가 조직은 매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적으로 어느 때 보다도 반목하여 상대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또 사회적으로 분열되어 편가르기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민들은 경제도 상황이 나빠 어느 때 보다 살기가 어렵다. 그런데 천도에 올인 하고 있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국가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자중지란이다. 조직력의 와해이다. 이러한 현상은 역사적으로 한 국가가 멸망할 때의 모습과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북한을 탈출하는 탈북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한을 탈출(?)하는 탈남(南)자까지 나오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가. 여러 가지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원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이를 해결할 리더십이 없기 때문이다. 5명의 아이들을 일사불란하게 통솔한 11살짜리 아이 만한 지도력도 찾아보기 힘들다. 선장 없는 배는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한다. 지도자다운 지도자 없이 갈팡질팡 하는 ‘한국호’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백향민/ 음성 언어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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