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 살해 핏먼 변호인 주장
부작용연구 잇단 발표 논란 증폭
“항우울제 부작용이 살인을 불렀다.”
3년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시골에서 조부모를 살해한 10대 소년의 재판이 항우울제 부작용에 대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크리스토퍼 핏먼(15)은 12세였던 2001년, 오랫동안 자기를 돌봐온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총격 살해한 후 집에 불까지 지르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검찰이 핏먼을 일급살인 혐의로 성인재판에 회부했기 때문에 유죄평결이 떨어질 경우 그는 최고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변호단측은 핏먼이 범행을 저지르기 얼마 전부터 복용하기 시작한 항우울제 졸로프트(Zoloft)의 부작용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이같은 ‘항우울제 변호’는 과거 몇 차례 시도됐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나 최근 항우울제가 청소년들의 자살 위험을 높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다.
더욱이 지난 2월 식품의약국(FDA)이 실시한 청문회에서는 제약회사들이 청소년 항우울제 복용에 관한 상당 부분의 연구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영국에서는 청소년에게 팩실(Paxil) 등의 항우울제를 처방하지 말라는 지침이 떨어졌고 FDA는 내달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자문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이같은 상황을 배경으로 핏먼의 케이스에서 졸로프트의 제약사인 화이저(Pfizer)는 검찰에 참고 정보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맞서 제약회사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변호사들은 법원에 화이저 연구자료 공개 신청안을 제출하는 등 핏먼의 변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01년 와이오밍 남성이 팩실을 복용하던 중 처자와 손녀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과 관련, 유족들을 위해 팩실의 제약회사 글랙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으로부터 650만달러의 손해배상금을 얻어낸 변호사 아놀드 빅커리는 화이저의 ‘지저분한 세탁물’이 이번 핏먼 재판에서 여실히 드러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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