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민주당의 젤 밀러(사진) 연방하원의원이 불러올 후폭풍에 존 케리 후보 진영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공화당 강세지역인 조지아주 출신의 밀러 의원은 보수색채가 강한 남부 유권자들로부터 표심을 잡기 위해 ‘정치색깔’을 바꿨다는 평을 듣지만 중도로 분류되는 공화당과 민주당 온건파들에게 제법 인기가 있는 인물이다. 조지아 주지사 시절에는 50개 주 가운데 최초로 ‘삼진법’을 통과시키는 등 보수성향의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전국적인 명성도 얻었다.
그런 그가 1일 공화당 전당대회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부시 대통령의 지도력을 한껏 찬양하고 존 케리 후보를 무자비하게 깎아 내렸다. “부시 대통령이 흔들림 없는 지도력을 보여준 반면 케리 후보는 말바꾸는 실력을 보여주었을 뿐”이라는 직격탄까지 터져 나왔다. 밀러 의원은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부시 대통령을 따라 다니며 수차례에 걸쳐 지원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케리 선거대책본부의 관계자들은 밀러 의원의 부시 지지로 타격을 입은 게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민주당의 결속을 불러올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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