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낙선, 그러니까 케리의 승리를 누구보다 학수고대하고 있는 외국 정부는 어떤 나라 정부일까. 그야 부시가 당면한 미국의 적으로 지목한 ‘악의 축’ 국가들이다.
맞을까. 아니다. 악의 축으로 지목된 국가라고 무조건 케리 지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이다.
악의 축으로 불린 나라는 이라크, 이란, 그리고 북한이다. 사담 후세인이 제거됐으니 이라크는 일단 예외로 치자. 남은 건 두 나라다. 이란과 북한.
북한은 부시가 떨어지기를 분명히 바라고 있다. 6자 회담을 이리저리 회피하고 있다. 그리고 케리 지지를 공언하고있다.
이란은 어떤 입장일까. 오히려 공화당 승리를 바라고 있다. 민주당 행정부가 항상 이란에 고통을 가져다주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 부시행정부는 이란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란의 양대 적,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 그리고 사담 후세인을 차례차례 무너뜨린 게 부시 행정부다. 그러므로 공화당 행정부와 말이 통한다는 게 이란의 공식 입장이다.
유럽은 그러면 어떨까. 유럽 각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반 부시가 압도적이다. 최근의 한 여론 조사가 이를 입증했다. 유럽 정부들의 입장은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영국이 그렇고, 이탈리아, 러시아가 그렇다. 프랑스의 시라크 정부도 케리의 당선을 내심 바라지도 않는다는 거다. 이유는 대충 두 가지다.
케리가 당선되면 프랑스에 이라크 파병을 요청해온다. 그것이 우선 골치라는 이야기다. 두 번째 이유는 부시가 미국 대통령으로 있어야 오히려 정치적 도움이 된다는 계산에서다.
부시가 재선에 승리해야 팽배한 반미감정을 이용해 유럽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프랑스의 위상을 한껏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
반미 하면 독일도 프랑스에 뒤지지 않는다. 80%의 독일인이 부시의 낙선을 바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최대 신문 빌트지는 최근 부시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독일인들이 결코 높이 평가하지 않은 미국 대통령이 있었다. 로널드 레이건이다. 독일인들은 오늘날 냉전을 종식시키고 독일의 통일을 가져온 데 대해 레이건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다. 부시에 대해서도 앞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야기의 포인트는 뭔가. 국민 정서와 정부 입장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거다. 특히 미국이라는 나라와의 관계 설정에서는. 한국 정부는 어떤 입장일까.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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