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의 출입국 관리소가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던 터키 유학생의 체류기간 연장 신청을 불허 해 물의를 일으켰다.
당사자인 터키 유학생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음은 물론 이려니와 일반 국민들도 융통성 없고 전후 사정이나 국가 위상을 고려하지 않고 아직도 책상 행정에만 매달리고 있는 정부 기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개탄하면서 따가운 시선을 관계당국에 쏟았다.
한국학을 공부하고 있던 이 여학생이 공부를 다 마치지 못하고 강제 추방당한 후 귀국 소감을 어떻게 말할는지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물론 그 유학생이 한국의 제반 법질서와 규칙 등을 완전하게 준수했다고는 볼 수 없는 것 같고 또 현재 불법 체류자의 홍수로 당국의 어려움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무질서하다 시피 받아드린 해외 근로 연수생이나 근로자들이 체류기한이 끝났음에도 불법 체류하는 것과는 다른 이런 유학생에게는 졸속 처리 하지말고 융통성 있게 검토했었다면 잘 해결 될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이 일이 신문을 통해 보도되고 나서 출입국 관리행정을 책임지고 있다는 한국 정부의 출입국 관리국장은 터키로 돌아간 유학생에게 미안하고 또 국민에게 심려를 끼치게 된데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담당했던 교수와 상의 그 유학생의 재 입국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용들이 그 여학생에게 전달되어 터키에서 한국에 대한 불유쾌한 소문이 확산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한때 나는 만나고 싶지도 않지만 만나야만 되는 사람 중 가장 싫은 사람이 공항의 출입국 관리국 직원이었다. 권위 의식이 온몸에 배어 있는 듯한 그들에게서 인사말은 물론 웃는 얼굴도 본 일이 없다. 지금은 여자 직원도 나와 있어 분위기가 훨씬 달라졌다고 하지만 나는 아직 여직원과 대면 한일이 없다.
몇 년 전 내가 미국 여권을 갖고 한국의 공항에 도착했을 때였다. 입국 카드를 작성하면서 영어로 또는 한국어로 작성하라는 설명이 확실치 않아, 혹시라도 영어로 썼다가 한국사람이 뭘 영어로 쓰는가 하는 핀잔이나 받는 게 아닌가 해서 한국어로 썼다.
그랬더니 출입국 관리국 직원은 “미국에서 오래 살고 이제 시민권도 받았으면 이름 정도는 영어로 쓸 줄 알아야죠” 라고 볼멘소리를 하는 것이었다. 졸지에 당한 일이었기에 나는 변명 한마디 못했다.
한국에서 월드컵 축구대회가 있을 때 나는 LA공항을 통해서 입국했다. 출입국 관리국 직원은 내 여권을 받아들고 “축구 구경 많이 했습니까? 한국 축구 참 잘 하던데요. 축하합니다”하면서 웃는 것이었다.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자랑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했다는 한 미국인이 이런 말을 했다. “한국 관청은 허가 업무 등 민원 사항을 우선 부정적으로 검토하는 것 같고 반대로 미국 관청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한국과 다른 점”이라고.
우리가 살고있는 이 미국의 한인 사회도 정직하고 밝은 고장으로 만들어 타민족들로부터 참 본받을 민족이라는 칭찬을 받았으면 좋겠다.
원동희/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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