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던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 대의원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LA시 헌장 개정과 함께 주민들의 의견을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기관은 한인 후보간의 의견 대립으로 수개월간 설립이 지연됐으나 뒤늦게라도 선거가 치러지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35석의 대의원 자리를 놓고 한인 후보만 43명이 출마했다. 이 중 30여명은 공동 후보자 명부를 만들어 후보 당 50명의 유권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후보 당 500에서 1,000표를 얻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한인 대의원이 다수를 점하는 것은 사실상 거의 확정적이다.
지금까지 LA 코리아타운은 범죄와 교통 혼잡, 리커 라이선스 남발, 무분별한 토지 수용 등 숱한 문제가 있음에도 시 정부에 우리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왔다. 몇몇 한인 인사들이 정치인들에게 헌금을 하고 같이 사진을 찍는 일은 있었어도 한인사회 전체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주민의회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시 정부에 공식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구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풀뿌리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주민들의 목소리가 집약된 주민의회의 의견을 쉽사리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다. 앞으로 운영하기에 따라서는 한인사회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주민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이슈를 토론하고 미 정치인들과 접촉을 갖는 일은 장기적으로 미 주류사회에 진출할 한인 정치인을 훈련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대의원들이 주민 대표로서의 의식을 갖고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한다는 마음이 전제될 때 가능한 이야기다. 만에 하나 이를 대의원 각자의 이익을 위한 압력 단체로 이용하려 하거나 파당을 지어 개인의 영달을 꾀하려 한다면 차라리 존재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다른 지역 주민의회의 경우 매년 선거를 치를수록 주민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조직화된 본격적인 압력단체 구실을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처음 기대와는 달리 갈수록 흐지부지 돼 유명무실한 상태로 전락한 곳도 있다. 주민의회가 제구실을 하려면 대의원 각자도 잘 해야 하지만 한인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주민들과 상인들, 단체장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이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도록 보살펴야 한다.
이제 이번 주말이면 첫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 대의원이 선출돼 한인들의 지역정치 참여에 새 장이 열리게 된다. 모처럼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해 이 기구가 한인사회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지역 한인 모두가 관심과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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