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동네가 어디 있습니까? 깨끗하다고 파리가 안 옵니까?”
지난 주말 LA에서는 한인 리커상이 또 강도의 총격에 희생되었다. 숨진 가게 주인이 한인사회에서 상당히 알려진 인사인 탓도 있지만, 안전하기로 소문난 베벌리힐스 인근에서 사건이 터졌다는데 모두 충격을 받고 가슴 아파했다.
“그렇게 안전한 지역에서도 살인강도 사건이 터지나?” 의아해 하는 반응에 대해 리커스토어 운영 16년째인 P씨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안전한 지역이란 없다”고 단언한다. 돈 냄새가 나는 곳은 어디나 강도의 표적이 된다는 말이다.
그의 관찰에 의하면 소위 ‘위험지역’으로 낙인찍힌 사우스 센트럴 일대는 요즈음 오히려 조용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으로 인식되던 동네에서 사건들이 뻥뻥 터지고 있다.
“사우스 센트럴 마켓을 노리던 강도들이 외곽으로 나갔다고 봅니다. 사우스 센트럴은 이제 워낙 방범대책이 철저해서 (강도 짓이) 힘들거든요. 그런데 외곽 지역 마켓들은 그렇지가 않아요. 주인이 방심하면 강도들은 그 틈을 노립니다.”
리커스토어는 현금 거래가 많은 만큼 첫째도 조심, 둘째도 조심-유비무환이 철칙이다.
“강도들이 낯선 가게에 들어가서 바로 강도 짓을 하지는 않습니다. 사전에 꼭 답사를 하지요.”
그때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법. 강도가 우선 체크하는 것은 방탄유리 벽이다. 계산대가 방탄 유리로 둘러싸여 있으면 그 안에 무기와 알람 시스템도 있을 것으로 대개 간주한다. 방탄 유리를 사이에 두고 어물대다가는 경찰이 곧바로 들이닥치는 일이 생길 테니 강도들이 웬만해서는 그런 모험을 하지 않는다.
자동차 도둑이 알람 설치된 자동차를 건드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알람 없는 차들이 많은데 굳이 알람을 건드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이유가 없다.
아울러 평소 조심할 것은 절대로 큰돈을 받지 않을 것. 예를 들어 100달러짜리를 내고 작은 물건 하나를 사려하면 “그만한 잔돈은 없다”고 거절한다. 이 집은 빈틈이 없다는 것, 털어도 나올 게 없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낮에 수시로, 종업원들도 눈치 안 채게, 현금을 자동차로 옮겨 놓는 것도 방범 지혜. 가게 문 닫으면서 돈 다발을 한 뭉치 챙겨 들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서는 좋을 게 없다.
그렇게 조심한다고 강도가 안 든다는 보장은 없다. 일단 강도가 들면 그때는 강도의 말에 100% 순종하는 것이 지혜. 강도가 노리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돈이기 때문이다. 그 순간 아무런 저항 없이 돈을 내줄 수 있도록 마음 비우는 연습이 필요하다. 돈 나고 사람 난 게 아니니까. 사람 나고 돈 낳으니까.
<권정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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