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평통이 왜 이렇게 미움을 샀을까?”
지난 주 제12기 민주 평통자문위원 후보명단이 확정되면서 커뮤니티 일각에서 나도는 말이다.
한인사회에서 평통의 이미지가 그렇게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통일 자문이라는 ‘본업’보다는 항상 ‘잡음’으로 눈길을 끈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통 무용론’내지는 ‘평통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제기돼 왔었다.
이번에 드디어 평통이 대폭 축소되었는데, 문제는 축소 규모이다. 평통 위원들 당사자는 물론, 평통에 별로 호의적이지 않던 일반인들조차도 ‘뭔가 지나치다’고 느낄 정도이다.
전체 해외자문위원 숫자는 지난 11기 2,240명에서 1,800명으로 20% 정도가 줄었다. 있을 수 있는 구조조정이다. 그런데 LA 평통은 11기 268명중 168명을 잘라내 100명으로 대폭 줄었다. 60% 이상이 감원된 것이다.
거기에 ‘3회 연임’‘출석률 저조’등 새로 도입된 실격 규정을 적용하고 나니 11기 위원 중 탈락자가 거의 200명 수준 - 평통의 터줏대감들이 한꺼번에 우수수 떨어져 나갔다.
불과 몇주전 한국 평통 사무처에서 내려온 규정이니 아무도 몰랐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 ‘평통’의 동의어처럼 행세하던 인사들은 입도 못 열고 “허허 -”하며 충격을 삭이는 분위기이고, 몇몇 인사들은 “그래도 길이 없을까”하고 서울로 도움을 구했다는 소문이다.
LA 평통의 뿌리를 송두리째 뽑아 버린데 대한 해석은 구구하다. 우선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감정적 분석.
평통의 한 인사는 “사전 의견 수렴과정도 없이 숫자를 절반도 안되게 뚝 잘라내 통보하는 것은(LA 평통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다. 맘에 안들면 그만 두라는 식이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LA 평통이 ‘융단폭격’ 당한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말 많고 시끄러우니 줄여버리자는 것이겠지요. 언젠가 서울 평통 사무처에 갔더니 LA 사람들은 사람 취급을 안 하더군요. 워낙 투서가 많고, 툭하면 싸우고 해서 그런 것이지요”
둘째는 ‘물갈이 필요성’을 내세운 세대교체론. 역시 평통 인사의 설명이다.
“얼마전 주류사회 정치인을 강사로 초빙했는데 그 정도 영어도 못 알아듣고 말 한마디 못하는 인사들이 수두룩하더군요. 명함이나 새겨들고 어깨에 힘주던 위원들은 이제 물러나야지요”
1세는 물러나고 통일문제, 한미관계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가 이어받아 전문성 있는 기구로 뿌리 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어지는 해석은 ‘노무현 코드 설’. 친미 일색보다는 노정권과 호흡이 맞는 새로운 인물들을 영입하기 위한 ‘작전’이라는 추측이다.
어쨌든 평통이 이제 예전의 모습은 아닐 것 같다. 어차피 존재할 것이라면 모쪼록 이름 값을 하는 기구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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