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주 한인사회의 톱 뉴스로 명문대학 재학생이 아버지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불행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 몇년 동안 부유한 가정환경에 명문대학 재학중인 한인 학생들의 자살이나 살인사건이 여럿 있었다.
신문기사를 읽어보면 그런 불행의 원인 제공자가 대부분 그 학생들의 부모라고 한다. 그런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일류대학을 나와야 부모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는 한국적인 문화에 깊이 물들어 있어서 자녀들이 가지고 있는 미국 문화와 충돌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보통 그런 부모들은 아이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여 일등을 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부모 자식간의 멋진 추억을 만드는 일보다 돈을 주더라도 공부에만 열중하도록 아이들을 들볶아대고 참견을 한다.
그러나 미국의 고등학교 교육은 학생들의 타고난 능력 계발과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 함양에 목표가 세워져 있고, 진정한 공부는 대학에서 하도록 계획이 되어 있다.
이런 미국의 교육 목표를 이해하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멋진 꿈을 세우고 아이들 자신의 방법으로 그 꿈을 이루도록 격려하는 방법을 택하게 마련이다. 그러다가 아이가 벽에 부딪쳐 괴로운 심정을 털어놓으면 부모는 친구처럼 어려움을 들어주며 함께 원인을 분석하고 새로운 결심으로 재도전하도록 격려해 준다.
우리의 행복이란 과연 아이들이 항상 일등을 하여 좋은 학교에 다닌다거나 남들이 없는 것을 많이 소유하며 부를 과시하는 것 혹은 상류층의 인사들과 친분이 있는 것일까?
물론 그도 좋은 일이지만 그런 것을 갖춰야 행복을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친한 친구 중에 백만장자가 한 명 있다. 누군가가 그에게 제일 행복할 것 같다고 하자 그 친구의 대답은 달랐다. 그는 연구조사 결과 이 세상에서 행복을 가장 많이 느끼는 국민이 사는 나라는 방글라데시라며 행복의 조건이란 다를 수 있다고 첨언했다.
우리가 돌아보면 6.25 전쟁 후 헐벗고 배곯았던 것이 지금은 모두 아련한 핑크빛 추억으로 보이듯이 도널드 트럼프의 행복과 지금쯤 헛간에 감자농사를 잔뜩 거둬들여놓고 햇 꽁당보리밥에 열무김치를 비며먹는 어느 산간 농부의 행복을 비교할 수가 있을까.
행복이란 그렇게 빛깔도 크기도 남들이 비교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남이 멋진 고층 아파트에 좋은 차를 타건 말건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인가. 내 아이들이 비록 나를 닮아 공부를 지지리도 못한다 해서 그것은 내 탓도 아니고 아이들의 잘못은 더더욱 아니지 않은가.
나는 내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얘야 학생들의 본분은 공부니까 첫째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 보거라. 네가 최선을 다한 결과를 나는 언제나 자랑스럽게 생각한단다.” “그 다음 네가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신통치 않다 해서 실망하지 말거라. 머리가 좋은 것보다 더 값진 것은 성실이란다.”
행복이란 어쩌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행복은 전염성이 강해서 저 산꼭대기 작은 집에서부터 흘러나온 행복이 온 마을을 물들이고, 또 온 사회가 그렇게 물들지 누가 알겠는가.
이상옥
시카고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