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은 이맘 때면 우리 교회에서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여행을 간다. 올해도 아름다운 캐년들을 돌아보고 왔다. 일상의 생활을 비하자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곳에 머무는 동안 정말 신선한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해지신 표정들을 바라보며 참 필요한 일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좋은 곳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은 축복된 일이다. 심산유곡이 아니더라도 이 땅은 집 가까운 곳에 공원들이 있는, 참 좋은 곳이다. 나도 거의 날마다 가는 공원이 있다.
신선한 아침 공기 속에 물기 촉촉한 풀을 밟으며 걷노라면 가슴 밑바닥까지 초록의 느낌이 밀려든다. 코끝으로 감지되는 치장 없는 풀 냄새와 가득한 생기는 곧장 이 작은 자의 생명 안으로 들어와 순결한 기쁨과 만족을 준다. 초록의 생각, 초록의 꿈을 내게 준다.
현재 자신이 거하고 있는 곳이 참 좋은 곳임을 안다는 것은 살아볼수록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은혜와 축복의 현 주소를 다시금 확인해 보고 그곳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서둘러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려 조바심 치지 말아야 한다. 좀 더 머물고, 좀 더 앉아 있어도 좋은 곳은 좋은 곳이 아닌가.
부드러운 마음으로 주위를 돌아보고, 겸허한 눈매로 하늘과 땅을 바라보노라면 내가 발붙이고 있는 땅이 참 괜찮은 곳임을 깨닫게 된다. 내게 주신 것이 하나만큼의 은혜라면 그 하나의 자리에 그냥 더 앉아 있으라. 좀 더 머물러 보라.
그러다 보면 드리워진 축복의 그림자도 알아차리게 되고 숨어 있는 은밀한 행복 얘기도 불러내어 고운 얼굴을 만나보게 되는 일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김인숙/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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