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에서 활동하는 바리톤 주염돈씨가 예순 넘은 나이에 감격스런 첫 CD 앨범을 냈다.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했지만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묵묵히 목소리를 갈고 닦으며 성악가로서의 외길인생을 살아온 그는 예순 셋이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젊고 파워풀한 음색을 갖고 있다.
자신에게 맞는 발성법을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 10여 년 전 이탈리안 스승인 주세페 모레티에게서 가슴을 울리면서 호흡을 깊이 내리쉬는 발성법을 배워,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그의 CD 음반에는 큰 무대에서도 관객을 압도할 만큼 파워풀한 소리를 내게 하는 호흡 발성법으로 노래한 성가와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가 수록돼 있다.
1979년 미국 이민 오기 전 음악 비전공자로서 한국 음악계에서 활발히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한동일씨 등 수많은 음악인들을 배출한 배재고등학교 출신인 그는 고교 재학 당시 4중창단으로 활동했다. 그의 배재선배이자 한국 음악의 산실인 이화·경향 콩쿠르를 탄생시킨 고 신봉조 이화여고 교장의 권유로 새문안교회 솔리스트로 활동하며 일찌감치 성악가의 꿈을 키웠으나 집안의 엄한 반대로 음대를 포기하고 외국어대학교 영어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던 중 자신이 갈 길이 아님을 알고 직장을 그만두고 예그린 악단과 국립합창단, 서울시립오페라단, 김자경 오페라단에서 활동했다. 미국으로 건너와서는 뒤늦은 나이인 30대 후반에 음악을 정식으로 공부하기에 이르러 40세에 필라델피아 템플대학원 오페라과를 졸업, 뉴잉글랜드 오케스트라와 카네기홀 데뷔 공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에스터 킹 메모리얼 콘서트, 에밀리 오케스트라와 앨리스 털리홀 갈라 콘서트, 오페라 뮤직 디어터 인터내셔널과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 수많은 콘서트와 오페라 무대에 섰다.
주씨는 “이민생활에 지쳐 중도 포기도 생각했지만 일생 음악을 사랑하는 것만으로 만족키로 했다.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것은 재능이 아닌 의지나 실천에 있다는 한 격언을 좌우명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며 CD의 작은 타이틀 ‘Until my last breath’ 처럼 마지막 숨이 멎는 날까
지 노래하리라고 다짐했다. <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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