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지명 전화 누구에게 할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사의를 밝힌 샌드라 오코너 대법관에게 전화를 걸어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대법원 회기가 시작되기 전에 후임자를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오코너 대법관 사임싸고 치열한 이념대결
후임 ‘성향’따라 정치·경제·사회‘핵폭풍’
지난 24년간 연방대법원 판결에서 결정표를 행사해온 샌드라 데이 오코너(75) 대법관의 사임은 보수와 진보세력간 한치의 양보 없는 이념 대결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코너 대법관의 사임으로 대법원은 11년만에 공석이 생겼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대법원의 세력 균형을 변화시킬 기회를 갖게 됐다. 또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의 사임설이 계속되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최소 2명의 대법관을 지명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디 에디스 존스.
존 G. 로버츠 Jr.
에밀리오 가르자.
보수와 진보세력은 일찌감치 갑상선암과 투병하는 렌퀴스트 대법원장의 은퇴에 대비해 ‘군비 경쟁’을 벌여왔다. 공화당 단체들은 부시 대통령의 지명자를 지지하는 광고 캠페인에 1,800만달러 이상을 지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예상외로 돌출한 오코너 대법관의 사임은 렌퀴스트 대법원장의 사임보다 더욱 치열한 힘 겨루기를 불러올 전망이다.
보수성향이 강한 렌퀴스트 대법원장은 다른 보수적인 대법관에 의해 대체되더라도 대법원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오코너 대법관은 보수와 진보성향의 대법관들로 양분된 대법원에서 20여년간 보수와 진보세력의 균형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오코너 대법관은 지난 2000년 대선 때 플로리다 재개표 문제에서 부시 대통령에 손을 들어줬으나 낙태권 등 논쟁적인 사회 이슈에선 보수나 진보 이념에 편향되지 않은 입장으로 많은 5대4 판결에서 결정표를 행사해 왔다.
이번에 어떤 성향의 대법관이 임명되느냐에 따라 9명 정원의 대법원의 판결 성향이 앞으로 장기간 결정될 것이므로 정치,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민주당은 온건 성향의 오코너 대법관을 주류에서 벗어나는 보수적 판사로 대체할 경우 이를 필사적으로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오코너와 같이 온건적인 대법관을 지명할 경우 부시 대통령은 공화당 내부에서 보수파의 반란을 직면할 수 있다. 특히 재선의 일등공신인 기독교 보수세력의 입장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낙태권 등 사회적인 이슈를 결정하는 대법원 지명에서 물러선다면 그동안 백악관에서 보인 노력은 그야말로 의미 없는 제스처에 불과한 셈이다.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이 다음주 유럽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8일까지 대법관 지명에 대한 발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대법원에 히스패닉 판사를 지명하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어 히스패닉 대법관의 탄생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후보로는 알버트 곤잘레스 법무장관, 존 로버츠와 에밀리오 가르자, 주디 에디스 존스 연방항소법원 판사 등이 꼽히고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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