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은 단순한 기계 아니다…기술은 결국 사람과 사회 향해야”

데니스 홍 교수가 온라인으로 열린 SNU포럼 3월 행사에서 로봇에 대한 강연을 펼치고 있다.
세계적 로롯박사인 UCLA 데니스 홍 교수가 SNU포럼 강사로 나서 로봇과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예술과 인간성까지 아우르는 3시간에 걸친 훌륭한 강연을 펼쳐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홍 교수는 지난 14일 열린 SNU포럼 강연에서 ‘로봇이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해, 로봇 기술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인간을 위한 기술의 방향성까지 폭넓게 풀어냈다.
그는 로봇의 핵심을 “센스(Sense), 플랜(Plan), 액트(Act)” 세 가지로 설명하며, 센서로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고, 컴퓨터로 판단하며, 액추에이터로 실제 움직여야 비로소 로봇이라고 정의했다.
홍 교수는 이어 최근 화두인 ‘AI와 피지컬 AI(Physical AI)’의 변화도 설명했다. 과거에는 센서, 판단, 제어가 각각 분리된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엔드 투 엔드(end-to-end) 학습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AI가 강력한 도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모든 문제를 AI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 본질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연의 하이라이트는 UCLA 로멜라( RoMeLa ) 연구소가 개발한 다양한 로봇 소개였다. 홍 교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르테미스(Artemis)’를 소개하며, 이 로봇이 빠른 속도와 강한 균형 감각, 자율보행 능력을 갖춘 차세대 인간형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르테미스는 장애물을 넘고, 상자를 들고, 카트를 밀며, 야외에서도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아르테미스는 로봇축구 국제대회 로보컵(RoboCup)에서 UCLA 로멜라 팀을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홍 교수는 “2024년 로보컵에서 독일 강호 님브로(NimbRo)를 꺾고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며 학생들과 함께 이룬 성과에 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연구소의 가장 중요한 작품은 로봇이 아니라 학생들”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강연 내내 홍 교수는 “기술은 연구실 안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현장을 직접 찾았던 경험을 소개하며, 실제 현장과 사람, 사회적 맥락을 이해해야 비로소 진짜로 유용한 기술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 경험 이후 그는 ‘모든 것을 다 하는 하나의 로봇’보다, 특정 임무를 더 잘 수행하는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는 방향 전환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요리 로봇 프로젝트도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홍 교수는 한국의 ‘배달의민족’과 협업중인 ‘프로젝트 요리(Project Yori)’를 소개하며, 사람이 하는 요리를 그대로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라면 요리를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조리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강연 말미에 홍 교수는 특히 젊은 연구자들과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AI가 대세라고 해서 동역학(動力學), 수학, 제어공학 같은 기초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며 “기계학습은 기계가 배우는 것이지만, 공학자는 여전히 인간으로서 이해하고 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답을 아는 것은 연구가 아니라 숙제”라며, 불가능해 보이는 질문에 도전하는 태도가 진짜 연구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마지막으로 ‘완전자율 가정용 로봇’이 언제 상용화할 지에 대한 질문에 “2년 전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더 빨리 나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쉽지 않으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로봇 회사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조금 과장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답”이라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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