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등에 무거운 집을 지고 힘들게 기어가는 달팽이를 유심히 본 적이 있다. 자기 몸의 몇 배나 되는 집 때문에 온신의 힘을 다해 전진하다보니 달팽이가 지나간 길 위엔 땀자국이 뚝뚝 떨어져 있었다. 달팽이를 보다 문득 우리의 삶이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집을 갖기 위해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 의식주는 꼭 필요하며 그 중 집은 지친 삶을 편히 쉬게 해주는 안식처이자 부의 측도가 되다보니 누구나 좋은 집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즘 미국이나 한국에서 불고 있는 부동산 투기 열풍, 특히 집 때문에 온 세상이 들먹거리고 있음을 보며 약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소유가 크고 많아지면 움직이기 힘든 삶을 살아야 함을 달팽이가 가르치고 있음을 기억하자.
인간은 누구나 이 땅에서 영원히 살 수 없으며 언젠가 떠나야 한다.
그리고 떠날 때는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 없음은 만고의 진리다. 그래서 세상 최고의 부귀영화를 누렸다는 솔로몬 왕도 죽으면서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말했다. 잘 사는 것은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몇채의 집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집들로 인하여 무겁게 살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욕심은 끝이 없다. 자족하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첩경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옛 선인의 말에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하늘보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리라”라고 자위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 주위엔 아직도 한 끼 식사를 해결하지 못해 굶주린 이웃이 많다. 나누어주는 삶은 또 다른 행복과 부에 이르는 길이라 생각하며, 손을 펴서 나누어 줄 때 더 많은 축복이 임하는 비결이 있음을 기억하자.
엊그제 신문에 한국의 한 노숙자의 보따리 속에 3,000만원이란 거액이 있었다고 한다. 그 돈으로 집을 구해 편히 살지 왜 노숙자 생활을 했는지 얼른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가 집을 가지면 집으로 인해 달팽이처럼 힘든 구속의 삶을 살아야 함을 알았기 때문일까? 달팽이를 보며 이 땅에 파견자의 삶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조무제
경상북도
LA 파견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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