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려나 기다리는 새 가격 급등… 그나마 매물도 바닥
오렌지카운티에서 어린이 학용품 수입상을 하고 있는 H씨(35). 지난해말 원·달러 환율이 최저로 떨어졌을 때 한국 재산을 다 정리해 미국으로 가져왔다. 회사가 가까운 세리토스나 풀러튼에 40만달러 정도 집 한 채를 사려는 목적에서였다.
그러나 H씨는 몇몇 에이전트에게서 그 가격대에 나온 집이 별로 없다는 말만 들었다. 겨우 나온 집은 봐도 마음에 드는 게 없어 어쩔 수 없이 올 여름으로 집 샤핑을 미뤘다.
하지만 H씨는 7월 들어서는 집 사는 걸 아예 포기했다. 몇 달 전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지 않았던 집들도 50만달러 수준에서 팔렸고 매물은 그때에 비해 더 없어진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유례 없는호황을 누리지만 이 때문에 내 집 마련의 꿈은 더 멀어지고 있다.
한인타운에서 융자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크리스 이씨는 “남가주 전체에 부동산 값이 너무 올라 많은 한인들이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가 됐다”며 “소득의 50% 이상을 집에 쓰는 한인도 있는데 융자를 해주면서도 안쓰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주 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경우 거주 가구의 17%만이 4월 중간 주택 가격의 집을 구입할 능력이 있다. 5월 들어서는 집 값이 더 올라 중간 가격은 52만2,590달러다. 소득의 3분의 1을 집에 쓰는 게 맞다는 전통 논리에 따르면 중간가 주택을 살려면 월 3,067달러를 내야 하고 이를 소득으로 환산하면 가구소득이 연 12만2,700달러가 돼야 한다.
남편은 프리랜서로 일하고 아내는 회사원인 K씨(36) 가정이 이런 경우다. 아내야 월급을 받지만 남편 수입이 들쭉날쭉해 집 사기를 주저하다 이제는 너무 비싼 집을 사기가 겁이 나 포기했다.
K씨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가 3년 전에 집을 사 얼마를 벌었다는 얘기를 하면 괜히 나는 손해를 본 거 같다”며 “지금이라도 살려니 혹시 집값이 떨어질까 봐 살 엄두를 못 내겠다”고 말했다.
식구가 늘어 30만달러에 산 첫 집을 팔고 좀 더 넓은 집으로 옮기려는 P씨(35·사업)도 주말마다 인터넷을 뒤지지만 정보 검색 비용만 쓰고 있을 뿐이다. “가격을 쫓자니 집이 마음에 안 들거나 LA에서 거리가 너무 멀고, 집을 쫓자니 돈이 너무 많이 들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P씨는 말한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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