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LA 워크소스센터에서 근무중인 데이빗 박씨가 타민족 구직자를 돕고 있다. <신효섭 기자>
은퇴생활 접고, 공공기관 등 재취업 활기
지난 12일 LA의 워크소스센터. 지난 5월부터 교사 보조로 통역 일을 시작한 데이빗 박(62)씨는 구직을 위해 워크소스센터를 방문한 젊은이들 안내에 정신이 없다. 컴맹이었던 박씨는 일을 시작한 후 1주일에 한 번씩 컴퓨터 서적을 구입, 독파할 정도로 일에 열정적이다. 사업을 접은 후 2년 동안 쉰 뒤 얻은 일자리에 박씨의 얼굴은 싱글벙글이다.
박씨는 “나이가 드니 오히려 자식 뒷바라지에서 해방돼서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할 수 있어 좋아”라고 말했다.
한인타운에 위치한 전국아태노인회(NAPOA)에 따르면 남가주지역 65개 단체에 취업한 55세 이상 노인 178명 중 한인은 31%인 55명이다. NAPOA는 노동부를 통해 시간당 최저임금을 제공하며 노인에게 취업을 위한 준비기회를 주고 있는 단체이다.
NAPOA의 한 관계자는 “구직 신청 후 직업을 얻기까지 한 달여가 걸리지만 노인들의 취업에 대한 열기는 높다”고 말했다. 지난 3월 한인타운에서 열린 한인공무원협회 주최 구직세미나에는 한인 노인이 대거 몰려 그 열기에 놀란 젊은층이 자리를 피하기도 했었다.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미주 한인사회도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은 전체 한인의 6.18%(6만6,254명·2000년 연방센서스 기준)를 차지해 유엔이 정한 고령화 사회 기준인 7%의 턱밑까지 치달았다. 이에 따른 노인의 고독과 빈곤 등 고령화 사회의 당면과제가 한인 사회에도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고독을 달래기 위한 노인의 취업 열풍과는 달리 실제 취업은 험난하기 때문이다.
영어 미숙을 겪고 있는 대부분의 한인 노인은 경비회사 또는 식당 등에 취업을 하고 있는 형편이다. 풀타임 직업을 구할 경우 저소득층에게 주어지는 복지 혜택 축소도 노인들의 취업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대해 주정부 직업개발국의 스텔라 안씨는 “영어와 간단한 컴퓨터 사용 능력만 있으면 취업이 어렵진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워크소스센터에서 컴퓨터 사용법을 배운 67살 한인 할머니는 지난 5월 시간당 14달러를 주는 직장을 구해 노년의 꽃을 피우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LA카운티의 65세 이상 한인 노인의 빈곤률은 히스패닉보다 높은 20.19%(2000년 연방센서스 기준)로 소수계 중 가장 높다. 민족학교의 윤명주 복지담당관은 “한인 고연령층의 가장 취약한 계층은 취업도 쉽지 않고 복지혜택도 못 받는 55세∼65세”라고 지적했다.
직업을 얻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박씨. 그는 “아직 30년은 더 살아야하잖아. 일 열심히 해야지”라며 비슷한 연배의 한인들을 직장에서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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