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가철 맞아 집집마다 웃음꽃
▶ 대가족 한집에 체류도
요즘 휴가철과 방학 기간을 맞이해서 시카고에 거주하는 친척이나 친지들을 방문하는 한인들로 인해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는 한인 가정이 늘고 있다.
서울 수유동에 살고 있는 팔순에 가까운 육모씨 내외는 사촌동생들의 재정
도움으로 미국을 방문, 미네소타의 여동생의 딸 결혼식에 참석한 후에 또 다른 사촌 남동생이 살고 있는 시카고에 관광 오게 됐다. 순식간에 103층 전망대까지 오르는 시어스 타워의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놀라워하기도 하고, 눈앞에 펼쳐진 시카고 다운타운의 예술미 넘치는 건물들에 감격하기도 하며 육씨 부부는 시카고 관광을 즐겼다.
시어스 타워를 찾은 각기 다른 인종의 사람들을 보며 육씨는 시카고야말로 다민족이 한데 어우러져 모여 사는 용광로 같다며 시카고 방문소감을 말했다. 육씨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 오르면서 재롱을 부리는 한 살배기 아기를 어루만지며 웃기자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한바탕 웃음꽃을 피우며 하나가 됐다.
사촌 여동생의 집에는 40여명의 형제와 이웃 사촌들이 모였다. 사촌 형제들의 우애로 미국 관광을 시켜드렸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이웃 사촌들은 이를 축하하기 위해서 직접키운 상추, 쑥갓, 깻잎, 오이를 따다가 깨끗이 씻어 아이스박스 하나 가득 담아 바비큐 파티에 가져왔다.
이웃 사촌이 함께 가져온 부침개와 함께 갈비를 구워먹으면서 형제자매들은 한 자리에 모여 끊임없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식사가 끝나고 거실에 설치된 노래방 기계를 통해 온가족이 ‘젊은 그대’를 합창했을 때, 이미 육씨는 팔순 노인이 아닌 청춘이었다.
육씨는 미국으로 건너와 한인 이민 사회를 개척한 형제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이것이 바로 인생이다.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미국 방문이 될지는 모르나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동생들의 따뜻한 마음을 이웃과 친구들에게 가는 곳마다 전하겠다. 내가 눈감는 그 날까지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말해 주변에 있던 형제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시카고 서버브 팔레타인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며칠 전 새벽 3시까지 김치를 담갔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영어 교사를 하고 있는 조카사위 내외가 방학을 맞아 아들, 딸을 데리고 한달간 시카고에 놀러오기 때문이다. 여행사를 통해 LA와 그랜드 캐년 등을 둘러본 그들은 52시간에 걸쳐 기차로 대륙횡단을 해서 시카고에 도착할 예정이다. 시카고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김씨는 주중에는 근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국제면허증을 갖고 있는 조카사위가 차를 빌려 시카고 인근을 관광하게끔 안내해 주고 주말에는 위스칸신주에 있는 하우스 온더 락이나 자연동굴을 비롯해 나이아가라 폭포를 함께 관광할 계획이다. 노스브룩에서 방 3개가 딸린 집에서 부부가 살고 있는 김씨는 방2개를 친척 가족에게 내어 줄 생각을 하고 집안 청소에도 분주하지만 그들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이처럼 요즘 들어 한국이나 다른 미주지역에서 시카고를 방문하는 한인 관광객의 숫자가 부쩍 늘었다. 동서여행사의 최영주 관광 컨설턴트는 시카고를 하루나 이틀 코스로 관광하는 여행상품을 찾는 고객의 숫자가 7월 초부터 늘어나 7월 중순인 지금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데 이런 추세는 8월 말까지 계속될 것 같다고 밝혔다. 지금 현재 이 여행사에서는 하루에 세 그룹에 걸쳐 30명까지 한국에서 온 시카고 관광 손님을 받기도 한다. 이 여행 상품의 가격은 네 명 이상이 한 그룹을 이룰 경우 한 명당 하루에 70달러 정도이다. 관광객들은 주로 인원수에 따라 승용차나 미니밴, 버스에 타고 이동하며 시어스 타워, 존 행콕 빌딩, 네이비피어, 과학산업박물관, 수족관, 다운타운 건물들을 구경하고 있다. 최씨는 한국 관광객들은 주로 뉴욕이나 LA에 많이 갔었는데 요즘은 시카고에 대한 홍보가 많이 되고, 시카고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이 많아서 그 가족들이 많이 관광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경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