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라미주체전 폐막
▶ 20년만에 종합우승…육상ㆍ사격등 석권
23일 막을 내린 제13회 필라델피아 미주체전에서 시카고 대표팀이 종합 우
승을 차지했다.
육상, 사격, 씨름, 레슬링, 유도 등 경기 우승과 수영, 축구, 배구, 골프,
태권도 등 대부분의 종목에서 고른 성적을 거둔 시카고팀은 총점 839점을 받아 막강한 우승 후보인 뉴욕(645), 워싱턴 DC(575) 대표팀을 여유있게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특히 이번 우승은 85년 제3회 시카고대회 우승 후 20년만에 달성한 위업이라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 21일 개막식에 이어 22일, 23일 양일간 17개 종목에 걸쳐 펼쳐진 이번 체전은 대회 주
최측인 필라델피아 체육회의 운영 미숙으로 어느 대회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치러졌다. 17개
전 종목에 걸쳐 최다 선수단 규모 256명이 출전한 시카고팀은 대회 마지막 날인 23일까지 뉴
욕, 워싱턴 DC와 팽팽한 경쟁을 벌였고 폐막식 순간까지 종합 성적이 발표되지 않아 우승을
속단할 수 없었으나 대부분의 종목에서 고른 활약을 벌여 당초 목표인 3위 입상에서 종합 우승
까지 거머쥐게 됐다. 대회 종합 2위에는 뉴욕, 3위에는 워싱턴 DC 대표팀이, 모범상에는 미시
간과 실리콘 밸리, 장려상에는 아리조나 대표팀이 각각 수상했다. 지난 체전 우승팀임에도 86
명만 참가한 LA팀은 탁구, 테니스, 검도를 제외한 타 종목에서는 두각을 나타나지 못해 12위에
머물렀다.
지난 제12회 대회에서도 최대 선수단 213명을 보내고 종합 4위에 그친 시카고팀의 이번 대회
우승은 체육회의 오랜 시간에 걸친 준비와 각 경기 단체의 실력 증진, 어린 선수들의 땀이 하
나가 되어 거둔 값진 승리였다. 종합 우승의 분수령은 애초 약체로 평가되던 시카고 육상 대표
팀이 금메달 10개, 은메달 7개 동메달 4개를 휩쓸며 총점 138점(2위 미시간 82점)으로 메달을
휩쓸었고, 10개의 메달이 달린 사격에서도 7개의 금메달을 석권해 83점(2위 메릴랜드 29점)을
얻어 뉴욕과 워싱턴 DC의 추격을 따돌렸다. 그러나 한때 육상과 사격 경기에서 주최측의 운영
미숙으로 획득한 금메달이 취소될 뻔했으나 시카고 대표팀과 이의를 제기한 워싱턴 DC팀과의
원만한 합의로 시카고 대표팀이 메달을 확보해 우승이 확정됐다. 그러나 전통적 메달밭인 테니
스를 비롯해 야구, 농구,. 탁구, 볼링, 검도 등이 약세를 보여 이 분야 경기 능력 향상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됐다.
서정일 시카고 체육회장은 “시카고의 종합 우승은 예상 밖의 성적이다. 이 모든 것은 우리 선
수들의 노력과 오랫동안 체육회와 준비를 같이 해온 각 경기 단체들 그리고 무엇보다 300여명
의 선수, 임원단을 파견하도록 후원해 준 시카고 동포들이 함께 거둔 쾌거”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필라 미주체전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켜 참가팀들의 불평과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
다. 차량 배치가 제대로 안돼 경기에 출전할 선수들의 지각 사태가 속출했고 각 경기장마다 주
최측 진행요원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아 경기협회 주도하에 대회를 치러 항의가 일어난 곳도 있
었으며 폐막식 때까지 최종 메달집계가 되지 않아 전체 종합 성적을 산출하지 못하는 등 엉성
하고 미숙한 경기운영을 보였다. 그러나 대회에 참석한 1.5세, 2세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진지
하며 뜨거운 열정을 매 경기마다 쏟아 대회의 가치와 의의를 살렸다.
한편 대회 마지막 날에 발표하게 되는 차기 대회 개최지는 이번 필라 미주체전을 계기로 신중
을 기해 결정하기로 했으며 재미 대한 체육회가‘후보선정위원회’를 발족해 두 달여간에 걸쳐
유력한 후보지 서너곳을 집중 점검해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차기 유력 후보지로는 실리콘 밸
리, 샌프란시스코, 시카고가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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