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의 세인트 폴에 거주하는 러스 그린씨는 지난 5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그 안에는 아리랑 라이언스 클럽에서 주최한 입양인 피크닉 초대장과 함께 또 하나의 안내문이 들어있었다.
안내문에는 한인 입양인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여행에 그린씨의 딸 리 제이 그린양을 초대하고 싶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리 제이양은 그린씨가 십수년 전 한국으로부터 입양한 자녀다.
그는 여러 가지 고민에 빠졌다. 리 제이 양은 17세의 나이로 한창 예민한 나이의 청소년이었기 때문이다. 러스씨는 지금까지 애지중지 키워 온 딸을 열흘이나 이역만리 땅으로 여행 보내는 것과 자신의 모국인 한국을 다녀와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것이 걱정됐다. 하지만 리 제이양과 여러 차례 얘기를 나눈 후 그는 여행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인 한국에 딸을 한번쯤은 보내고 싶었지만 조금은 걱정이 됐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딸이 한국을 가보길 원하고 그동안 입양인 가족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해온 아리랑 라이언스 클럽과 그룹 리더인 제이슨씨를 믿고 여행을 허락하기로 했습니다.
매년 입양인 가족들을 위한 피크닉을 개최했던 아리랑 라이언스 클럽에서는 입양인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행사에 참여하지 않자 이들에게 어머니의 나라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줄 방법을 찾던 중 이같은 행사를 추진했다.
아리랑 라이언스 클럽에서는 작년에도 입양인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방문을 추진했지만 자식들을 한국으로 보내는 것에 대한 부모들의 걱정 때문에 계획이 무산됐다. 작년 실패를 거울삼아 약 1200여 통의 한국문화 체험에 대한 내용이 담긴 편지를 입양인 기관을 통해 양부모들에게 보냈다. 또한 지난 96년 한국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친부모를 찾고 자신의 이름에 본래 성이었던 ‘이’를 추가한 제이슨 리씨에게 그룹 리더를 맡겼다.
편지를 받은 부모들의 주된 질문은 ‘인솔자가 누구냐’ ‘어떤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는가’ ‘아이들의 우울해하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였다.
30여년간 지속됐던 피크닉을 통해 입양인 가족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아리랑 라이언스 클럽은 이용수 회장이 이들을 직접 인솔할 것과 한국의 라이언스 클럽 회원들의 가정에서 홈 스테이를 할 것, 입양인을 위해 심리상담을 했던 제이슨 리씨가 그룹리더로 따라가는 조건으로 부모들의 마음을 안심시켰다.
이렇게 해서 모인 14명의 입양인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머니의 나라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을 준비를 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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