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미국 전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엄습, 2주 사이 최소 50명이 사망했다. 카리브해에서는 1851년이후 가장 일찍 허리케인 시즌이 시작돼 분주한 해를 예고하고 있다.
인도에서 발생한 홍수는 7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백만명의 이재민을 초래했다. 한편 2003년 폭염으로 2만7,000명이 숨진 유럽은 극심한 가뭄이 2년째 계속돼 프랑스에서는 메뚜기 떼까지 등장했다.
물론 이를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지구온난화가 허리케인, 홍수, 가뭄, 폭염 등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를 높인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과학자들은 온난화가 폭염의 발생률을 2∼4배로 높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는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경이 계속되면서 이같은 폭염이 21세기 중반까지는 정상으로 여겨지고 21세기 말에는 비교적 추운 여름으로 여겨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 온난화로 따뜻해진 해면온도는 허리케인의 위력을 강화, 갈수록 초강력 허리케인이 흔해질 것이다. 한편 온난화로 새들이 더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곤충이 번식, 삼림지에 죽은 나무가 늘어나 산불 위험이 높아지는 한편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등의 질병이 더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지구온난화는 돌이킬 수 없는 영구적인 기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주기적이고 안정적인 기후를 가능케하는 해류의 균형을 파괴해 최악의 경우 빙하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구촌 곳곳에서는 요즘 헤드라인을 장식한 폭염보다 더 불길한 조짐이 조용히 일어나고 있다. 해양생물학자들은 올해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해안을 따라 연안 해역의 수온이 정상보다 무려 5∼7도 더 높은 것을 측정했다. 한편 퓨 지구기후변화센터는 2030년까지 지구의 평균 온도가 거의 1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모두 지구 온난화가 불과 수년전에 예상됐던 것보다 훨씬 더 급속히 진행되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같은 과학적 증거를 더 이상 부인할 수 없게 되자 마침내 지난 6일 종전에 고수하던 견해를 바꿔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 온난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와 연방의회가 이에 대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실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은 27일 호주, 한국, 중국, 일본 등 5개국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감소와 깨끗한 에너지 기술의 개발을 위한 ‘아태 기후 파트너십‘ 협정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협정은 교토의정서의 경우와 달리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한 어떤 목표도 설정하지 않고 법적 구속력도 없어 무의미한 선전용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100억개의 종이봉지를 생산하기 위해 1,400만구의 나무가 벌목되고 있다. 한편 휘발유 효율성이 갤런당 20마일에 불과한 자동차가 폐기될 때까지 배출하는 온실 가스는 50톤에 달한다. 연료효율성이 높은 자동차 운전, 절전 가전제품 사용, 시장바구니 활용 등은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리 큰 희생이 아닌 것 같다.
우정아
국제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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