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매가 여름방학 동안 한국에 ‘풍물 유학’
“풍물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흡인력이 있어요. 하다보면 그 매력에 저절로 흠뻑 빠져듭니다.”
여름방학을 이용, 한국에 ‘풍물 유학’을 다녀온 박상혁(20, 메릴랜드대 칼리지파크 캠퍼스 3년)·은경(16, 센테니얼고 11년) 남매는 풍물 자랑부터 늘어놓았다.
상혁군은 지난 6월 2일, 은경양은 19일 방학하자마자 떠나 7월 30일 돌아왔다.
오빠는 필봉 농악, 설장고, 상모 등을 필봉 농악 서울 전수관에서 한달간 배웠으며, 전북 임실로 직접 내려가 2주간 더 배웠다. 동생은 1주간 고성 오광대 탈춤을 익힌 후 서울 전수관에서 오빠에 합류, 필봉 농악과 장고를 연습했다.
남매는 하루 14-16시간의 강도 높은 훈련도 힘든 줄 모르고 했다고 입을 모았다. 배우면 배울수록 재밌었고, 식사량이 배로 늘었지만 살은 오히려 빠졌다며 웃었다.
은경양은 “직접 전문가들에게 배우니까 탈춤의 매력을 새로이 깨우쳤다”면서 “미국에서 왔다니까 다들 잘해줬다”고 말했다
한국에 풍물을 배우러가니 사람들은 이들이 한국 음식을 먹는 걸 보고도 놀랐다고 한다. 한국말을 능숙하게 하자 더 놀랐으며, 미국에 풍물패가 있다고 하자 거의 까무러치는 수준이었다고. 미주 동포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을 알았고, 한편으로는 미국 땅에서 우리 문화를 보존하는데 뿌듯함도 느꼈다.
각각 13세와 9세에 부모와 함께 이민온 이들 남매가 풍물을 시작한 것은 오빠가 리버힐고교 11학년에 재학중이던 3년전. 학교 문화행사에 한국 풍물을 소개하고 싶어 풍물패 한판을 찾으면서부터이다. 동생은 오빠를 쫓아 2년전 풍물패에 가입했다.
“성격이 밝아지고, 생활을 즐기게 되며, 적극적이되고, 불만이 적어집니다.”
“사람들과 금방 친해지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너무 좋아요.”
“악기마다 다른 매력이 조화를 이뤄요. 한데 어울리는 속에서 신명이 절로 솟아나요.”
남매는 풍물을 익히면서 성격마져 바뀌었다고 자랑했다.
풍물패 한판은 지난 2년간 동부지역 풍물패를 대상으로 전미풍물연합 여름 캠프를 개최하면서 한국서 2명의 전문 강사를 초빙했다. 하지만 일회적 지도보다는 지속적 지도를 위해 올해는 이들 남매를 한국에 보내 풍물을 익히게 했다.
오는 8월 15-20일 5박 6일간 메릴랜드 남단 캠프장에서 열리는 올 풍물 캠프는 이들이 지도하게 된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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