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웹사이트에 ‘미드 윌셔 회계사무소에서 스탭으로 일할 분 구함’이라는 광고를 낸 노준종 공인회계사(CPA)는 이메일로 접수된 한 이력서를 몇 번이나 확인했다. 주소가 서울이었기 때문이다.
LA업체 구인광고
e-메일 접수몰려
최근 한국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구인·구직 웹사이트가 늘면서 한국서 날아드는 이력서가 많아지고 있다. 이력서 제출자들은 회계, 금융, 자동차 디자인 등 전문직 종사자가 많아 ‘탈 한국’ 정서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채용 담당자들은 말한다.
안병찬 CPA의 컴퓨터에는 한국서 온 이력서가 30여통 쌓여있다. 인원이 빌 때마다 채용 공고를 낸 데다 회사 웹사이트를 통해 이력서 수시 접수를 받은 탓이다. 그는“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한국서 보낸 뒤 출장이나 여행 왔을 때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인터뷰를 요청하는 적극적인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강신용 CPA도 한달 전 낯선 손님을 맞았다. 대학 후배라고 자신을 밝힌 33세 남자는 한국서 대기업과 회계법인을 다녔다며 이력서를 내밀었다. 강씨는 “관광비자로 잠시 방문한 이 사람을 설득해 그냥 돌려보내느라 혼났다”며 “3, 4년 전부터 한국서 미국 CPA 자격증을 따는 열풍이 분 뒤 한국서 직접 미국 일자리를 알아보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나라은행 채용담당자인 크리스티 윤씨도 현재 한국서 온 이력서 10통 정도를 보관하고 있다. 받은 이력서는 물론 이보다 훨씬 많다. 보내온 사람은 현직 한국 은행원도 있지만 대학을 갓 졸업해 한국서 일자리를 못 구한 ‘초년 실업자’도 있다.
현대모터스아메리카에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한국서 이력서가 날아온다. 특히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한 특수 전문직 응시자들이 포트폴리오와 함께 이력서를 보낸다.
이밖에 샌디에고 소재 가발 업체인 위그USA에도 디자이너 모집에 한국 응시자가 다섯명 정도가 몰렸고, 언더라이터를 모집한 한미보험에도 한국 이력서가 날아오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같이 한국에서 취업 지원자가 많은 것은 ▲한국의 취업난이 심각하고 ▲젊은층의 미국취업 선호도가 높으며 ▲인터넷을 통한 취업기회를 접하기 쉽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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