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라이고사 시장 마샬 고교서 무단 결석 학생-부모 대상 강연
“학교를 안가고 딴 짓을 하면 어머니가 ‘이 못된 녀석’이라며 귀를 잡아당겨 학교로 끌고 갔어요.”
고등학교 두 번 중퇴와 비행 경험까지 있는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의 즉흥연설이 시작되자, 어른들의 따분한 설교로 단정하고 귀를 기울이지 않던 ‘땡땡이 도사’ 학생들이 소리를 죽이며 경청하기 시작했다. 말썽 피는 자녀를 두는 바람에 퇴근 후 끌려온 학부모들도 지루한 듯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내던 나무의자 삐걱 대는 소리도 수그러졌다.
4일 오후 7시 마샬 고등학교 강당. 지난 학기 15일 이상 ‘땡땡이를 친’ 고등학생 250여명과 이들의 부모 500여명이 저녁 시간에 집합, 학교 출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장, 시의원, LA통합교육구 교육감, 학교 경찰국장의 강의를 들었다.
이날 비아라이고사 시장의 강의는 공직자의 훈계라기보다 자신의 경험을 전하는 간증과도 같았다. 아버지가 가출한 결손가정에서 자란 시장이 가주하원의장, 미국 2대 도시 시장에 선출될 때까지의 인생유전을 소개한 뒤 “성공의 비결은 학교에 다시 돌아가 공부를 계속한 것”이었다며 “열심히 공부할 때만 시장, 주지사 등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역설하자 장내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이날 모임에서는 상습적으로 등교하지 않는 자녀를 둔 부모에 대한 격려와 협박도 있었다.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참석 학생들을 모두 일어서게 한 뒤 함께 강의에 출석한 어머니, 아버지에게 박수를 치도록 ‘명령’하기도 했다.
‘협박’의 악역은 호랑이 여검사가 맡았다. LA카운티 검찰의 레슬리 행크 검사는 “주법은 학교를 정기적으로 빼먹는 자녀의 부모에게도 책임을 지우고 있다”며 “최고 1년의 실형을 살고 문제 자녀 당 2,500달러씩의 벌금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 안 듣는 자식을 둔 것도 죄’냐는 표정이 학부모들 얼굴에 떠오르자 행크 검사는 “17일 한 학부모가 120일 실형을 살기 위해 카운티 감옥에 입소한다”고 덧붙였다. LA통합교육구에 따르면 산하 고등학교의 일평균 출석률은 85%선. 매일 등록 학생이 15% 정도가 학교를 빼먹고 있는 것이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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