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칼럼
▶ 박춘기 <미주풍물협의회 이사장>
무궁화가 갖는 여러가지 빼어난 특성은 여럿 있다.
먼저 여러해살이 줄기나무 식물로서 은근하고 오랜 누림을 더욱 값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우리의 선인들에게 있어서 무궁화는 호감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였을 것이다. 게다가 겸허한 자태가 아름다운 보편의 미를 지녔다. 무궁화는 몹시 예쁜 꽃이거나 향기가 짙은 꽃이 아니다. 아담하고 은은한 향기를 지닌 순결한 꽃일 뿐만 아니라 군자의 기풍을 보이는 숭고한 꽃이다. 무궁화는 여느 꽃들이 다투어 피었다 모두 지기 시작하는 태양이 작렬하는 여름에 꽃을 피워 내는데 6월 하순부터 10월 초까지 근 100일 동안을 간단없이 매일 아침이면 피고 오후에는 시들어 저녁이면 떨어지는데 매일 같이 일출을 받으며 피어나니 날마다 새 꽃이라.
무궁화는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어느 때 옮겨 심어도 잘 자라고, 스스로의 강한 자생력을 가지고 있어서 좋은 흙이 아니더라도 쓸쓸한 울타리 옆이나 거친 들판, 외로운 길가 아무 데나 피어, 쓸쓸하고 거칠고 외로움을 아늑하고 즐겁게 하는 꽃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생명력이 강한 무궁화. 그 어려움을 헤치고 살아가는 그 모습이 우리에게는 더욱 눈부시다.
무궁화는 깨끗이 피고 깨끗이 지는 꽃이다. 모든 꽃이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질 때는 자신의 생식기관인 암술과 수술을 노출시킨 채 추하게 일생을 마무리하는 다른 꽃들에 반해 우리 무궁화만은 곱게 오므라진 뒤에 꼭지가 빠지는 것이므로, 여간 깨끗하게 지는 것이 아니다. 다른 꽃들이 바람에 휘날려 어지러이 흐트러지는데 반하여 무궁화는 그 자리에 수직으로 낙화하니 깨끗한 선비정신을 배울 수 있다. 다섯 장의 꽃잎이 모두 붙어 있는 통꽃의 구조를 하고 있는 무궁화는 그래서 역학적으로 완성된 숫자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생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다섯이라는 숫자는 오복, 오곡, 오행, 오계등 수없이 많고 우리가 사는 이 워싱턴 지역에 위치한 펜터곤의 구조가 5각형 구조를 하고 있음도 흥미로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전술했듯이 잎, 씨, 꽃 망우리, 꽃잎 등은 식용이나 다도용으로 사용되며 무궁화의 뿌리, 줄기, 잎, 열매, 꽃 모두가 귀한 약재로 사용되고 있다.
박춘기 <미주풍물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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