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열목사(사랑과 행복이야기 발행인)
결혼 7년차로 아들, 딸 1남 1녀를 둔 30대 중반의 남성 M씨가 한참을 망설이다가 얘기를 꺼냈다. “아내와 어머니와의 관계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제 자신이 술, 담배를 좋아하고 돈 아껴 쓸 줄 모르고, 아내랑 대화도 재미있게 못하는 주변머리와 아내에게 별로 인기 있는 남편은 아니지만, 나이 드신 어머니하고 자꾸 충돌하는 아내를 보면 화가 나서 죽을 지경입니다. 아내에게 대화로 풀자고 하면 그만두라고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점점 칼처럼 냉정한 성격이 되어가니, 도저히 해결될 길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혼할 생각은 추호도 없는데 어찌하면 좋겠습니까?”하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고부간의 갈등은 단순히 시어머니와 며느리 두 당사자에게 불편함을 주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낀 아들이자 남편에게도, 어린 자녀들에게도 심리적으로 큰 고통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효도를 하자니 아내가 울고 아내를 따르자니 불효자가 되는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가 된 남편들이 의외로 많다. 고부간의 갈등문제, 장모와 사위간의 갈등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적이다. 신세대 주부들에게 고민 1순위인 고부갈등은 대체로 특별한 문제나 사건으로 인해 발생하기보다는 일상생
활에서의 의견차이나 부조화로 인한 경우가 많다. “요즘 결혼한 여자들은 시금치를 먹지 않는다. 왜냐? 시어머니의 ‘시’자 돌림자여서...” 어찌 이 말이 우스개 소리로 들리지가 않는다.
최근 한 여성포털사이트 안에 게재된 글의 내용을 살펴보면 “시어머니는 당신 아들 키우시면서 고생고생 하신 것을 왜 며느리한테 보상받으시려는 건지 모르겠어요.” “어머니가 제 남편을 아들이 아닌 연인처럼 생각하시는 점이 제일 힘들어요.” 등등 주부 네티즌들이 호소한 내용을 보면 시어머니가 있는 주부라면 한두 번쯤 겪어봤을 법한 일들이다.성경은 이르기를 “자녀 된 사람들은 무슨 일에나 부모에게 복종하시오. 이것이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일이다”라고 했다. 우리들이 부모를 기쁘게 해 드리는 일이 곧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일이라는 것을 잘 모르고 사는 부부들이 있다.
좀 신기한 일은 고부갈등이 있는 아내들은 공통적으로 남편과도 갈등문제가 있다는 사실이다. 한 가지 더 중요한 문제는 내가 결혼했다는 것은? 남편(혹은 아내)하고만 결혼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은 갈등문제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내가 결혼했다는 현실은? 내 남편(혹은 아내)의 모든 가족들과 그 가정의 전통하고도 결혼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기 남편을 사랑하는 만큼, 남편의 가족들도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것이 바로 성경적 원리다. 남편하고 데이트를 즐기는 만큼 시부모 하고도 함께 데이트를 즐긴다면 행복한 부부로 거듭날 것이다. 시아버지를 알면 남편의 본심을 깊이 이해할 수 있고, 남편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어머니와 시누이들과 대화를 잘 나누고 친밀감을 쌓아 내 편으로 만들기만 하면, 365일 행복한 시집살이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시어머니와 시누이를 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계속 갈등이 반복되는 것이다.
성경에서 가장 고부간에 궁합이 잘 맞는 며느리 ‘룻’은 국제 결혼하여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었으나 지극 정성스런 효부(孝婦)였다. 그녀는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 나도 죽어 거기 장사 되겠다”는 고백을 통해 엄청난 축복을 받은 며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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