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 도청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했을 당시 홍석현 전 주미대사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당시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주 당당하게 여유 있는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대답하였다. “여러분들, 8-9년 전에 밥 먹으면서 한 얘기 기억합니까?”
역시 그는 최고의 인텔리답게 논리적으로 능하게 대처했다. 하지만 그는 공인으로서 최소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실망을 드려 죄송합니다’ 라고 잘못을 머리 숙여 사죄했어야 했다.
정계나 검찰에 떡값 등 뇌물을 적절히 뿌려서 부와 명예까지 거머쥐는 그 능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그가 무엇이 부족하여 탈세로 옥살이하고, 언론사 사주로서 검은 돈을 손수 배달까지 했는지 딱하다. 그가 주미대사 자리에 앉자마자 유엔사무총장 하겠다고 기염을 토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욕망은 정말 끝이 없구나 하는 생각에 서글펐다.
이제 겨우 50을 넘긴 사람이 8-9년 전의 엄청난 비리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니…그런 그가 어떻게 막중한 주미 대사직을 수행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게 여겨질 만큼 평소 그 보다 더 엄청난 일을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것인지 심히 우려가 된다.
윤재호 /하시엔다 하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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