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오피니언 란에 실린 한 기자의 ‘기도’에 대한 글을 읽고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였다. 사실 기도에 대해서 글을 쓰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기도만큼 어려운 것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남의 기도에 대해서 뭐라고 말하는 것은 더 어렵다. 왜냐하면 내 기도생활이 너무 보잘것없고 초라한 것을 나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
나는 그 글에 나오듯 “축구 선수들이 골을 넣고 기도하는 것을 보고 눈에 거슬리고 마음이 불편하다” 고 하면서 시비를 걸 생각은 아예 없다. 왜냐하면 나는 그 많은 관중과 시청자의 시선 앞에서 그렇게 기도할 엄두조차도 못 낼 것이기 때문이다.
“양쪽 팀의 선수가 다 독실한 신자들이고 다들 경기에 이기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 어떡하는가”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제3자인 내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것은 하나님이 걱정하실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간절한 필요를 구하는 다른 사람들의 기도를 하급 종교에서나 볼 수 있는 ‘구복적인 기도’ 라고 한 마디로 평가절하 하는 일을 감히 나는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의 안타깝고 절실한 삶의 상황을 나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라고 한 예수의 기도가 물론 바른 기도의 전형이겠지만 바로 그 앞에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라고 하면서 인간적 고뇌를 가지고 기도한 것도 예수님이셨다.
한 대형교회에서 특별 새벽기도회에 “부모의 새벽기도 자녀의 평생축복” “자녀의 새벽기도 부모의 노후 대책” “아내의 새벽기도 남편의 영적 성공” 이라고 슬로건을 내건 것에 대해서 “새벽기도가 무슨 가족보험인가?” 라고 비판했는데 나는 그렇게 냉소적이지 못하다.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우리 자녀와 부모와 배우자를 하나님께 맡겨 드리고 그들을 위해서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상의 것이라고 하는 좋은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글을 쓴 기자는 또 “한국교계가 신자들에게 잘못 가르친 것 중 대표적인 것이 기도다”라고 단언했다. 나는 그렇게 한국교계를 싸잡아 비난하고 싶지 않다. 한국교회를 통해서 나는 이나마 기도를 배웠고 하나님이 주시는 기도의 응답을 체험하면서 지금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백창호 목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