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교인들과 몇 주전 관용박물관에 다녀왔다. 이 박물관은 1995년, 유대계 사이먼 위젠털 센터의 인종차별에 대한 연구 및 교육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박물관에서는 매일 24시간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 사건들을 모니터하고 있고, 미국 역사에 있었던 인종차별 사례, 60년의 민권운동, 92년의 4.29폭동, 세계 2차대전 때 600만 유대인들 대학살 사건 등을 생생하게 전시하며, 인종차별에서 비롯된 엄청난 비극과 참상을 일깨어 주었다.
박물관에 들어가면 두 문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 안내자는 방문객들에게 두 문중에 한 문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문 위에는 문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한 문은 ‘인종차별 함’ 또 하나의 문은 ‘인종차별 안 함’이라는 팻말이 붙어져 있다.
예상대로 거기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다 ‘인종차별 안 함’이라는 문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애석하게도 그 문은 잠겨 있었다. 그리고 안내자는 우리에게 ‘인종차별 함’이란 문으로 들어가게 하였다. 우리 모두는 인종차별을 한다는 말이었다.
우리도 미국 내에서 소수민족으로 인종차별 주의자들에 의해서 많은 불이익과 어려움을 당하고 있지만 우리 민족도 인종차별을 심하게 하는 민족 중의 하나이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단일민족으로 사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우리는 이민생활의 수레바퀴에 몸을 맡긴 채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 돈을 번 후 좋은 차를 타고, 자녀들을 위해 학군이 좋은 동네에 깨끗한 집을 마련해서 살며 만족한다. 그리고 우리 자녀들이 잘 되어서 이 나라에서 잘 살기를 바라면서 위로를 받는다. 이것이 대부분 우리 한인들의 미국에서의 삶이다.
그런 우리에게 관용 박물관은 한 마디로 눈을 뜨게 해주었다.
우리는 이제 역사를 옆에서 지켜보는 방관자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오늘 역사의 주인공이라는 깨달음이다. 주인공은 자신에게 주어준 사역과 책임을 감당하는 자이다.
오늘 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다른 모든 민족들과 같이 이곳에서 살면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이 세상을 좀 더 좋은 곳, 나은 곳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것은 오직 우리가 이웃을 사랑할 때 가능하다.
이제 우리는 다른 민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훈련이 심각하게 필요하다. 한인들이 이 박물관을 방문해서 미국을 좀 더 잘 알고 더 나가서 일등 시민이 되기를 바란다.
알렉스 박/세리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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